'미지근' 서울 vs '핫'한 지방…'코로나19'가 만든 클럽 온도 극과 극

입력 2020-04-2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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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 직원 "손님들, 언제 문 여냐고 연락 많이 와"

▲클럽과 유흥업소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곳이 손님맞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출처=독자 제공)
▲클럽과 유흥업소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곳이 손님맞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출처=독자 제공)

"클럽에 있던 사람 전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

인터넷 여론은 들끓었다. 입대를 앞둔 10대 남성 김모 군이 부산에 있는 클럽과 주점을 방문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서 밀폐된 실내가 위험하다고 강조된 상황.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돼 밀집시설에 내렸던 '운영 중단' 권고를 '운영 자제'로 낮췄어도 클럽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성실하게 참여해 온 사람들은 클럽에 모인 젊은이들에게 분노한 이유다.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도 지난 주말 많은 사람이 클럽을 찾았다. (홍인석 기자 mystic@)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도 지난 주말 많은 사람이 클럽을 찾았다. (홍인석 기자 mystic@)

◇"다른 곳은 어떻게 하나"…눈치 보는 서울 클럽

25일 서울 번화가에 있는 상당수의 클럽은 영업을 재개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0일부로 완화했기 때문. 그러나 모든 곳이 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강남과 홍대의 일부 클럽은 전처럼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이태원은 여전히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영업을 재개한 곳도 조용한 음악을 틀면서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춤을 추다 땀이 흐르고, 목청을 높이가 침이 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일하는 직원은 "일부 클럽들은 영업을 재개하면서 자주 오는 손님들에게 문자를 보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이태원에서 유명한 펍은 아직도 문을 닫고 있다. 강남과 홍대도 다른 클럽 눈치를 보면서 언제, 어떻게 영업할지 고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많은 사람이 클럽이나 술집 등을 가려는 움직임은 포착된다. 하지만 전보다는 손님 수가 많이 줄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클럽 관계자는 "이 시국에도 언제 가야 제대로 놀 수 있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라면서도 "직장인들이 중심인 이태원은 자신의 생계를 걸면서까지 놀려고 하지 않는다. 안전이 확실해질 때까지 오지 않으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테이블 예약률도 줄었다고 언급했다.

▲25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유흥가 일대. 많은 사람이 술집과 클럽을 방문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출처=독자 제공)
▲25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유흥가 일대. 많은 사람이 술집과 클럽을 방문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출처=독자 제공)

◇코로나19 끝난 것 아니냐는 지방 클럽…"우리 클럽 오세요"

서울과 달리 일부 지방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모양새다. 서울 유흥업소 영업이 전면 중지되자 일산 등 나이트클럽에 사람이 모이고, 비교적 확진자가 적은 충청도와 전라도에 있는 술집과 포차, 클럽도 장사진을 이뤘다는 후문이다. 김 군이 17~18일에 방문한 클럽에 모두 515명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도 많은 젊은 층이 집 밖을 나와 밀폐된 공간인 클럽에 모인 것이다.

전북 전주 완산구에 사는 직장인 김진후(31) 씨는 "'신시가지'라고 불리는 번화가에 사람이 꽉 차 있더라"고 전했다. 김 씨는 "바나 클럽에서 영업한다는 전단을 연신 뿌리고, 포차나 술집에도 사람이 가득했다"라며 "전북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청정지역인데 좁은 실내 공간에서 놀다가 확산할까 봐 염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광주광역시에서 근무하는 최영진(30ㆍ가명) 씨 역시 "'상무지구'에 술집이나 클럽이 모여있는데 코로나19 이후에 잠잠하다가 최근에 다시 시작했다"라며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태반"이라고 말했다. 영업을 하더라도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서울의 일부 클럽과 달리 지방 번화가는 "다시 시작"했다는 기류가 강한 셈이다.

◇밀폐된 실내, 코로나19 전파 최적의 환경

코로나19는 2일을 기점으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89명의 확진자가 나온 뒤로 꾸준히 두 자릿수 확진자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발맞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등교 개학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경계를 풀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1번째 확진자처럼 단 한 명의 '슈퍼전파자'로 인해 확진자가 다시 폭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비롯한 질본 연구팀은 구로구 콜센터 감염을 분석한 논문에서 "콜센터처럼 좁은 공간에서 근무하는 환경이 코로나19의 확산에 큰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정은경 본부장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콜센터 한 층(11층)에서 노출된 경우 양성률이 43.5% 굉장히 높았다”며 “이는 밀집, 밀폐된 근무 환경이 코로나 전파에 위험하다는 걸 한 번 더 공간, 양성률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환기가 잘 안 되고 밀폐된 클럽이나 주점 등을 이용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고, 환자 접촉자도 생기고 있다. 환자가 1명이라도 슈퍼전파 사건으로 증폭될 수 있는 장소임을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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