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대 D-1] ‘회색코뿔소’ 덮칠라...경제에 방점 찍은 시진핑

입력 2019-03-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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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우리나라 국회에 해당)는 경제 문제에 방점이 찍힐 수 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시진핑 지도부가 미래에 대해 강한 불안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언론이 “중국 경제는 양호하다”고 입을 모을 때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회색 코뿔소’라 불리는 중국의 과도한 부채 문제가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음을 암시한다는 이유에서다.

“90조 위안 돌파, 중국 경제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2018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통계가 발표된 다음날인 1월 22일,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1면에 이같이 대서특필했다. 경제성장률(전년비 6.6%)이 1990년 이후 2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사실은 언급하지도 않았다. 당 중앙선전부는 작년 가을께 “경기 둔화를 나타내는 수치를 보도해선 안된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경기 부진을 암시하는 기사를 쓰면 당국의 지도를 받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월 21일 지방과 중앙관청 간부를 모은 모임에서 “중국의 경제 상황은 대체로 양호하다”고 역설하고 “블랙 스완 뿐만 아니라 회색 코뿔소도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블랙 스완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 때처럼 거의 일어나지 않는 위기를 의미하지만, 회색 코뿔소는 높은 확률로 나타나는데, 위험을 알지만 속수무책인 상황을 의미한다.

중국에서 회색 코뿔소는 인민일보가 2017년 7월 사설에서 언급하면서 유명해졌다. 그 바로 전에 시 주석은 5년에 한 번 열리는 ‘전국금융공작회의’에서 거액의 채무가 중국 경제를 좀먹고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인민일보는 부채 문제를 상징하는 단어로 ‘회색 코뿔소’를 사용한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의 지방정부나 기업이 안고 있는 부채는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부채 잔고는 2013년 120조 위안에서 2018년 6월에는 약 220조 위안까지 불어났다. 시진핑 지도부는 2018년 초부터 은행을 거치지 않고 지방과 기업에 돈을 대는 ‘그림자 은행’단속에 나섰다. 이것이 강력한 긴축 효과를 불러일으키면서 지방과 민영 기업에 순식간에 돈이 말랐다.

시진핑 지도부가 당황한 것은 물론이다. 중국 정부는 즉시 감세와 인프라 투자에만 2조5000억 위안 이상의 경기부양책을 결정했다. 또 작년 12월에는 “온건한 중립 통화 정책을 지속하겠다”며 기존 방침에서 “중립‘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이 모든 것이 회색 코뿔소를 경계한 데 따른 조치였다. 시 주석은 경기 부양 차원에서 다시 자금을 풀면 과잉 부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경기는 양호하다”고 강조하며 회색 코뿔소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도록 호소한 것이다.

2008년 가을 리먼 사태 발발 당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당시 후진타오 지도부는 금융 정책을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하고 4조 위안 규모의 경기 부양책에 자금을 쏟아 부었다. 이것이 현재 부채 문제의 시발점이 됐지만 경제 둔화를 막은 것은 확실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진핑 정부는 회색 코뿔소가 날 뛰는 걸 억제하면서 경기 부양책을 궤도에 올려야 하는 미묘한 상황에 내몰렸다”며 “1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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