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탓? 수도권-서울 분양시장 명암 엇갈려

입력 2008-06-0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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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4년간 분양시장의 특성은 단연 수도권 분양시장의 득세로 꼽을 수 있다. 지난 2004년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출발, 판교로 이어진 2기 신도시 열풍은 택지난에 따라 재건축, 재개발 외엔 100가구 남짓 되는 주상복합 물량이 전부였던 서울지역 분양시장을 압도하며 분양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수도권 주택시장의 강세는 서울지역의 중심이 도심에서 강남으로 이동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에 업무지역이 형성됨에 따라 서울과 경기도를 막론하고 '강남 1시간 거리'란 등식이 주택시장의 새로운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서울에선 찾을 수 없는 쾌적한 주거환경이 돋보이면서 강남 인근 수도권, 특히 신도시지역은 우리나라 분양시장의 중심이라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실제로 지난 2006년 이른바 청와대가 언급한 '버블세븐' 7지역에도 분당, 평촌, 용인 등 수도권 도시가 세 곳이나 해당되는 것이 이 같은 수도권 주택시장의 위력을 뒷받침 해주는 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난 3~4년간 맹위를 떨쳤던 수도권 주택시장이 위축되는 반면 서울지역 주택시장이 다시금 위세를 되찾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간 서울 강남권 못지 않은 맹위를 떨쳤던 1기 5대신도시 집값이 끝없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올들어 치뤄진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인기지역이 연거푸 대량 미분양에 빠지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 주택시장의 약세는 분양시장에서 잘나타난다. 올들어 서울지역에서 나온 분양물량은 비인기 브랜드 나홀로 아파트가 아닌 경우는 대부분의 경우 1순위에서 청약접수를 마감하는 저력을 보였다.

서울지역 분양시장에서 '대표주자'는 재개발 아파트. 올들어 분양에 나선 삼성물산의 래미안 종암3차, 월곡푸르지오 등 길음뉴타운 인근 분양물량은 대부분의 주택형이 1순위에서 청약 접수를 마감했다.

서울지역의 청약 강세는 그간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았던 주상복합 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우선 동일하이빌이 지난 5월 월곡동에 분양한 주상복합 아파트 동일하이빌도 당초 현지 시세 대비 분양가가 높다는 점을 들어 분양이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많았지만 3순위에서 전평형 청약을 마감했으며 두산건설이 서초동에 공급한 두산위브 트레지움 역시 1순위에서 가볍게 청약을 끝내며 '서울 찬가'를 불렀다.

반면 수도권지역의 경우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을 막론하고 청약접수에서 참패를 기록했다. 실제로 최근 분양에 나선 용인 성복지구 GS자이와 현대힐스테이트의 경우 이미 오래 전 부터 분양시기가 화두에 오를 만큼 높은 인기를 끌었다. 특히 GS자이의 경우 분양 전 모델하우스에만 2만 여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손쉬운 청약마감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현대힐스테이트1,2,3차는 전체 15개 주택형 중 무려 10개 주택형이 3순위 청약에서도 미달됐으며, GS자이1,2차도 전체 9개 주택형에서 4개 주택형이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이밖에 용인과 수원, 평택, 이천 등지에서 분양된 물량의 경우 청약 접수에서 마감된 주택형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뉴타운 개발과 한강 르네상스 등으로 서울지역 주택이 인기를 끄는 것 외에 고유가에 따른 교통비 문제도 한 몫을 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즉 서울 출퇴근 수요들로선 분양가의 차이가 있다고 해도 유류비 절감에 따라 분양가 상쇄가 가능한 만큼 서울지역이나 가급적 서울과 가까운 지역의 주택을 원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 자가용승용차의 교통분담률이 높은 편이다. 그런 만큼 유류비의 지속적인 상승세가 결국 주택 선정에 있어서도 결정요인으로 작용하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실제로 용인 성복 자이와 래미안 종암3차의 경우 분양가는 3.3㎡당 1500만원 선으로 둘다 비슷하다. 하지만 입주 후까지 유가가 오를 것으로 감안하면 출퇴근 거리를 감안한 주거비용은 수도권지역이 높아질 것이란 판단이 분양 시장에 새로운 화두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센터장은 "출퇴근 비용도 주택가격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배럴당 150$가 넘을 것으로 예측되는 유가에 대한 부담감이 일정부분 작용하며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발달하고 출퇴근 거리가 가까운 서울지역 아파트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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