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신용위기, 신흥경제국 뒤흔드나

입력 2008-05-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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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등 유럽업체들도 위기 직면해

선진국 신용위기가 신흥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Just-Auto'지가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의 신용위기에 따른 불안감이 10여 년 전에 일어났던 전 세계의 경제위기와 비슷한 상황을 일으키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아시아 신흥국가들의 과열경기가 붕괴되면서 일어난 1990년대 말 외환위기는 전 세계 신흥국가의 경기침체로 확산됐다. 이로 인해 한국의 3개 완성차업체가 파산했고, 러시아에 대한 자동차산업 부문 투자가 거의 동결되었으며, 남미지역 국가들의 자동차 수요 급감하는 사태를 몰고 왔다.

그 당시와 현재가 다른 점은 중국, 인도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세계경제에서 중요한 역할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위기상황은 미국에 의해 야기된 측면이 강하며, 경제력이 급성장한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신흥시장 국가들의 경제상황은 1998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변화됐다. 따라서 신흥국가들의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미국의 위기가 과거에 있었던 충격만큼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상황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시장은 신흥국가들의 상황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의 승용차 보유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인 대졸 전문직 수는 3억 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또한 인도기업들은 타타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적인 수준의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으며, 브라질은 천연자원을 이용해 경제력을 강화하고 있고, 러시아는 서구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수용해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신흥 경제국들은 미국과 유럽 등으로의 수출로 선진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것이 문제다. 중국 자동차업계가 아직 서구시장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컴퓨터와 휴대전화, 백색가전 산업에서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 미국 신용위기에 의한 급격한 수요위축이 아시아 경제에 타격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수입품의 34.6%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수출된 것이며, 일본의 전체 수출에서 22.7%, 중국의 수출 가운데 21%를 미국이 수입해 미국경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미국 경제침체가 과거 1990년과 2001년에 비해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침체 정도도 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1990년 경기침체가 급속한 자산 감소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최근 미국 경기침체와 유사하며, 풍부한 유동성과 과열경기로 무분별한 대출이 있었다는 점에서 2001년과 유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경기침체는 단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만의 문제가 아니며, 미국과 유럽경제는 유가와 원자재 등 각종 상품, 그리고 식료품 가격 상승의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신흥경제 국가들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영향권에서는 벗어날 수 있지만, 유가 상승은 신흥경제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미국 경기침체에 따른 신흥국가들의 성장둔화는 과열을 식힐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이지만 큰 폭의 둔화는 없을 전망이라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브라질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급속한 경제성장은 물가급등을 야기하는 만큼 경기과열의 조정은 필요하지만, 중국경제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EIU는 중국경제 성장세가 둔화되어도 앞으로 2년 동안 9~1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각 10.8%에서 10%로, 9.6%에서 9.4%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미미하게 하향조정했다.

중국 자동차산업 역시 기존의 투자계획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중국경제 성장세가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과잉 생산능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기존의 중국에서의 자동차산업 부문 투자 계획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PwC의 자동차산업 전망 보고서 ‘The World in 2050’은 중국 자동차시장 규모가 2025년에 미국 자동차시장을 앞지르며, 2050년에는 중국 자동차시장이 미국시장의 1.3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같은 기간 동안 인도 자동차시장은 미국 자동시장의 90% 수준에 이를 전망이며,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자동차시장 규모가 일본, 독일, 영국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현재 경기위축이 완성차업체들의 전 세계 사업전략에 다소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선진국 승용차 수요 위축이 아시아 완성차업계의 수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나 유가상승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의 중국, 인도, 태평양 지역의 저가 소형차 수요 확대 가능성 검토도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 완성차업체들은 미국 및 서유럽시장 수출을 위해 필요한 배기가스 배출 및 안전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수출시기를 늦추는 것이 바람직해보인다.

미국 완성차업계는 최근 경제상황을 가장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빅3는 달러 약세를 통해 미국 생산 차량의 수출채산성을 높일 수 있으며, 해외 수익의 본국 송금으로 가장 유리한 입장이다. 특히 GM은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100만 대 이상을 판매해 미국시장의 SUV 판매 급감에 따른 적자를 일부 보전했다. 또한 GM대우차가 생산하는 소형차 판매를 통해 연비가 우수한 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고급차 생산업체들은 최근 경제위기에 가장 취약한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 경제상황에서 가장 큰 위기를 겪는 것은 아우디, 포르쉐, 메르세데스 등 유럽의 고급차 생산업체들로, 특히 BMW의 1분기 순익은 4.87억 유로로 17% 감소했다. 이러한 유럽 완성차업체들의 경영실적 악화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투기대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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