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뒤덮는 통화위기...아르헨티나, 기준금리 60%로 전격 인상

입력 2018-08-31 06:24 수정 2018-08-3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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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통화 가치 하락으로 휘청거리는 가운데 남미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 아르헨티나 역시 통화 페소 가치 추락으로 심각한 경제 위기에 직면하는 등 신흥국들이 달러 강세에서 비롯된 통화 위기로 벼랑 끝 신세로 내몰리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페소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45%에서 60%로 15%나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처럼 극단적인 조치도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페소 가치는 즉각 달러당 41.36페소로 사상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전날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에 올 6월 합의한 500억 달러(약 55조 원)의 구제금융을 조기 집행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투자심리에 기름을 부었다.

전문가들은 터키에 이어 아르헨티나까지 통화 가치 하락으로 경제 위기에 직면함에 따라 이전의 위기보다 더 좋지 않은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급성장하는 미국 경제에 힘입어 달러 강세가 가속화하는데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노선이 신흥시장의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 가치와 미국 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신흥국의 정부와 기업이 막대한 달러 부채를 갚을 수 있는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249억 달러 규모의 외채를 상환해야 하는데 페소 가치 하락으로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터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고금리가 인플레를 조장한다”는 해괴한 주장을 펴면서 중앙은행을 옴짝달싹 못하게 하자 급기야 갈등을 빚던 터키중앙은행 부총재 에르칸 킬림지가 사임하기에 이르렀다. 이 충격으로 30일 리라는 달러 대비 5%나 떨어졌다.

터키와 아르헨티나의 혼란으로 투자자들의 불안은 한층 더 고조됐고, FTSE이머징마켓지수는 1.3% 하락하며 3주 만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JP모건의 이머징마켓 통화 가치는 1% 하락해 사상 최저를 나타냈다.

골드만삭스의 남미 경제 연구 책임자인 알베르토 라모스는 “아르헨티나의 금리는 신흥국 중 최고 수준으로, 아주 과감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재정적자를 해소하고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선 재정지출 삭감을 가속화하는데 있어서 여전히 ‘점진적인 정책’을 버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중앙은행이 홀로 감당할 수 없는 전투다. 재정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은행 발란츠캐피털의 월터 스퇴퍼월드 리서치 책임자는 “IMF는 아르헨티나에 자금을 지원하는 대가로 보다 혹독한 긴축 정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MF는 2019년에 재정적자를 더 줄이도록 할 것으로 보이며, 사회 불안은 분명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확률은 더 높아졌다. 30일 아르헨티나 5년물 국채에 대한 크레디스 디폴트 스와프(CDS) 프리미엄은 758bp로 전날보다 100bp 이상 뛰었다. CDS란 채권을 발행한 국가와 기업 등이 부도가 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파생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건 그만큼 국가와 기업 등의 부도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다. 현재 베네수엘라가 세계에서 부도 위험이 가장 높고 아르헨티나가 그 다음이다. 이외에 레바논 터키 파키스탄 이라크 순이다.

아르헨티나 산업 노조 위원장 마구엘 아체베도는 “시장은 과잉 반응하고 있다. 달러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아니라 페소에 대한 자신감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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