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맞은 동·중부 유럽…외국자본·정부지원 등에 업고 ‘골디락스’ 누려

입력 2018-07-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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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경기 침체 없는 이상적 상황…국내 기업 혁신 해야 유지 가능

▲1997~2007년 사이 유럽 국가별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단위 : %. 출처 : 이코노미스트
▲1997~2007년 사이 유럽 국가별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단위 : %. 출처 : 이코노미스트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중부 유럽은 경제 성장을 일찍 이룬 서유럽에 비해 오랫동안 경기 침체를 겪었다. 유럽연합(EU) 무임승차 논란까지 빚으며 유럽 대륙의 골칫거리로 꼽혔던 중부 유럽이 이제는 ‘골디락스’ 경제를 지나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 이코노미스트는 중부 유럽의 경제 호황을 가능하게 만든 원인을 분석하고 지속 가능성을 평가했다.

골디락스 경제란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큼 과열되지 않으면서 경기 침체를 우려할 만큼 냉각되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말한다.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체코 등 중부 유럽뿐만 아니라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도 강한 성장세를 타고 있다. 1997~2007년 사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보면 스위스와 프랑스는 25%에 불과했지만, 폴란드와 슬로바키아는 150%에 달했다. 라트비아와 벨라루스는 200%의 GDP 증가율을 보였다.

중부 유럽의 골디락스 형성에는 세 가지 배경이 있다. 우선 외국 자금의 대규모 유입이 경제 성장에 큰 몫을 했다. 슬로바키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니트라에는 폭스바겐과 기아,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의 공장이 들어와 매년 1백만 대가 넘는 자동차를 생산한다. 재규어랜드로버(JLR)도 니트라에 공장을 짓고 올해 9월부터 가동을 시작한다. JP모건체이스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만 2500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중부 유럽에서 저렴하게 생산된 제품은 서유럽이라는 확실한 시장에 판매된다. 가장 필수적인 요인은 정부의 지원이다. 중부 유럽 정부는 외국 기업을 끌어모으기 위해 세금 감면 혜택과 보조금을 제공한다. 폴란드는 2022년까지 GDP의 3.5%를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한 보조금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골디락스 경제를 지속하기 위해 중부 유럽 정부가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호황을 유지하려면 국내 기업의 혁신이 필요하고, 외국 자본 의존도를 줄여야 하며 노동력 부족의 압박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려면 외국 자본을 바탕으로 성장했더라도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 주목할 만큼 규모가 큰 국내 기업은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다. 리차드 그리브손 오스트리아 빈국제경제연구소(WIIW) 연구원은 “중부 유럽은 대부분 서유럽을 위한 작업장”이라며 “외국 자본이 이 지역의 성장에 도움을 줬지만, 발전을 위한 강력한 기반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더욱 시급한 문제는 숙련된 노동자를 기르는 일이다. 중부 유럽은 급격한 노령화를 앞두고 있다. 그중 가장 심각한 슬로베니아는 2035년 노년부양비가 50%에 달할 전망이다. 게다가 노동 시장이 경직돼있어 폴란드에서는 55~64세 인구 중 절반 이상이 실업 상태다. 노동 시장이 유연하지 않은 탓에 임금 상승률은 연평균 7%에 달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 지수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코노미스트는 중부 유럽의 직업 교육과 노동 숙련도가 북유럽과 서유럽에 비해 낮고 외국 자본 의존도는 높아 정세 변화에 따라 타격을 받을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어 EU 기금과 서유럽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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