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공포 언제까지…다우, 금융위기 이후 9년여 만에 최대폭 하락

입력 2018-02-05 08:38 수정 2018-02-0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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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고용시장 회복에 인플레 불안 고조…채권 금리 급등은 주식 이탈 부추겨

미국 증시가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세계 경기 회복에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주식 시장을 흔들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665.75포인트(2.54%) 하락한 2만5520.96에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래 최대폭 하락이며 2008년 이후 9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S&P500지수는 59.85포인트(2.12%) 내린 2762.13에, 나스닥지수는 144.92포인트(1.96%) 하락한 7240.95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에 속한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5거래일 동안 9450달러(약 1026조7425억 원) 증발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식 투자자들이 위기감을 느낀 영향이다. 미국 경제의 강한 회복세로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17년 만에 최저치인 4.1%를 기록했다. 기업은 기존 직원을 유지하고 신규 채용을 위해 임금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는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인플레이션이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는 꾸준히 성장해왔으나 이례적으로 인플레이션은 낮게 유지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쉽게 인상하지 못한 이유이다. 연준은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을 계획했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 연준은 예정보다 자주, 가파르게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기업 활동이 둔화한다. 디디에 보로후스키 아문디 애널리스트는 “많은 기업이 저금리 속에서 채무를 확대해온 만큼 금리 상승이 갑자기 시작되면 투자를 억누르고 빚을 갚는 국면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주가가 상승한 이유 중 하나는 기업의 이익이 꾸준히 늘었다는 점이다. CNN머니는 이 때문에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면 주식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으로 이동하는 점도 주식 시장에 부담이다. 한동안 미국 국채의 수익률이 너무 낮아 주식은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투자 수단으로 여겨졌다.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면 금리를 중시하는 투자자들 일부가 주식에서 비교적 안전한 자산인 채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날 채권금리는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84~2.85% 선으로 전날보다 0.07~0.08%포인트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채권금리 상승이 증시에 충격을 가했다”고 풀이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일 대비 29% 급등하며 17.39를 기록했다. 2016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정치적 이슈도 혼란을 더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노력과 세금 감면으로 기업들의 신뢰가 상승했으나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된 메모 논란이 일어나면서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정치계 갈등은 기업 활동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이날 미국 하원 공화당 측은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 캠프와 러시아 간의 내통 의혹을 둘러싼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편향성을 지적한 ‘누네스 메모’를 공개했다. 민주당이 문건 내용이 왜곡됐다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향후 정치권의 갈등 심화가 예상된다.

이날 하락은 상승 지속을 위해 쉬어가는 조정기라는 해석도 있다. 미 증시는 2016년 11월 이후 급등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증시가 5%~10%의 조정이 필요한 시기를 이미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CNN머니는 하락한 주가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며 근본적으로 건강한 회사는 강력한 매출과 이익을 실현할 수 있으므로 조정 기간이 시장에 이롭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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