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생산자물가지수·소비자물가지수 격차 증가…소매업계 가격 경쟁이 원인

입력 2017-12-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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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매업체, 경쟁 업체에 고객 뺏길까…가격 섣불리 못 올려

미국에서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간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PPI가 올랐지만, 소매업체 간 가격경쟁이 심화해 소비자 가격은 그만큼 오르지 않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PPI는 전년 대비 3.5% 상승하며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캘리포니아 지역을 포함해 가뭄의 영향을 받아 농산물 가격이 오른 결과다. 반면 CPI는 전년 대비 0.6% 오르는 데 그쳤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PPI와 CPI 간 차이는 3년 래 가장 컸다.

두 지수의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소매업체들이 가격 경쟁에 나서면서 식품 가격을 올리지 않은 탓이다. 대표적인 업체가 홀푸즈마켓이다. 지난 8월 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 인수된 홀푸즈는 대대적인 가격 인하를 시행하고 있다. 유기농 식품 유통업체인 홀푸즈는 제품 가격이 여타 경쟁 업체보다 비싼 게 특징이었다. 비싼 가격이 성장의 걸림돌로 지적되자 아마존은 홀푸즈를 인수하면서 가격 인하에 집중했다. 월마트, 크로거, 코스트코홀세일 등은 줄줄이 타격을 받았다. 이들 업체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농산물 가격이 올라도 이를 제품에 반영하지 못했다.

컨설팅업체 울프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주 휴스턴 지역에 있는 크로거, 타깃, 앨버트슨즈 등 식료품 체인점은 지난달 1년 전에 비해 제품 가격이 평균 1% 떨어졌다. 미국 버지니아 주 버지니아비치 지역에 있는 월마트 매장 5곳은 지난달 제품 가격을 전년 대비 평균 6% 인하했다.

IHS마르키트의 라일랜드 말츠바거 이사는 “지금까지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것은 농부들에게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며 “그러나 분명한 건 식료품 업체들에게는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라고 평가했다. 홀푸즈와 같이 유기농 제품을 집중하여 판매하는 네추럴그로서스의 캠퍼 아이슬리 공동 대표는 “가격 경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올해는 홀푸즈의 가격 인하에 맞서고자 식품 가격을 내리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크로거의 마이크 스크롯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농수산물 가격이 올랐지만 이를 제품에 모두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매업체들은 결국 고객에 가격 상승 부담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이미 천천히 식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스마트앤파이널스토어스의 데이비드 히르즈 최고경영자(CEO)는 “경쟁 업체들과 눈에 띄게 차이 나지 않는 선에서 제품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미국 대형 식품유통업체인 시스코는 지난 7~9월 분기에 돼지고기, 유제품 등의 가격을 약 4%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식품유통업체인 스판다나시는 1년 만에 처음으로 식품 가격을 올렸다.

미국 음식점들도 식료품 가격 인상을 전망했다. 미국음식점위원회의 데이비드 말로니 회장은 “현재 음식점들은 내년에 식료품 가격이 약 3%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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