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는 지금] 1700억 성형용 필러시장 놓고 국내외 제약사 ‘혈투’

입력 2017-12-12 10:28 수정 2017-12-1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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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96억원 규모로 5년간 연평균 27.4% 성장…‘시장 선점’ 각축전 치열

얼굴 진피층에 주사해 입가 ‘팔자’ 주름과 미간, 이마 등의 주름 개선을 위해 흔히 쓰이는 성형용 필러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백만 건의 시술이 이뤄질 정도로 미용 시장에서도 보편화된 시술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말 발간한 필러시장 분석 보고서를 보면 2015년 기준 국내 성형용 필러 시장 규모는 약 1096억 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27.4% 성장했다. 이 같은 속도라면 업계는 올해 필러 시장이 17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은 나날이 확대되지만 전문의약품인 보톡스와 달리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필러는 개발이나 허가에 있어 진입장벽이 까다롭지 않다. 이에 따라 확대되는 시장을 선점하려는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저마다의 제품을 들고 나와 각축을 벌이고 있는 ‘레드오션’이기도 하다.

필러는 원료가 되는 성분과 유지기간에 따라 1~4세대로 나뉜다. 가장 대중적인 필러이자 시장의 80~90% 차지하는 필러는 2세대인 히알루론산 필러다. 사람의 연골과 피부, 관절액을 구성하는 성분이기도 한 히알루론산은 콜라겐에 비해 생체 적합성과 안전성이 높고 제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유지 기간이 10~12개월 정도로 짧다는 게 단점이다.

국내 히알루론산 필러 시장에서는 30여 종의 국산 및 외산 필러들이 경쟁하고 있다. 외산 브랜드 중 가장 인지도 높은 브랜드는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갈더마의 ‘레스틸렌’으로, 1996년 비동물성 히알루론산 필러로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이래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수많은 필러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생겼다 사라지는 사이에도 레스틸렌은 유럽 CE(통합규격인증)와 미국 FDA(식품의약국) 등 국내외 기관에서 승인 받은 안전성과 탁월한 효능을 바탕으로 지난 20여년 동안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국산 필러 중에서는 메디톡스가 자사 브랜드 ‘뉴라미스’를 통해 국내외 사업을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메디톡스가 자체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 뉴라미스는 2013년 제품 출시 이후 4년 만에 400만 개 이상을 판매하며 시술자와 피시술자로부터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외 시장에서 2015년 300억 원, 지난해 600억 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3분기에만 누적 475억 원을 달성하면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LG화학의 ‘이브아르’도 강세다. 올해부터 LG화학으로 흡수 합병된 LG생명과학이 2011년 출시한 이브아르는 지난해 매출액 500억 원을 달성하면서 인지도에 쐐기를 박았다. 2011년 출시된 이후 2012년 러시아 진출을 시작으로 중국, 유럽, 중남미 등 23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지난해 중국 수출액만 300억 원을 기록했다.

휴온스글로벌의 국내 의료기기 전문계열사 휴메딕스는 2015년 자체 개발한 히알루론산 필러 브랜드 ‘엘라비에’를 앞세워 필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엘라비에 필러는 휴메딕스의 매출을 2014년 291억 원에서 20115년 421억 원, 2016년 471억원으로 매년 눈에 띄게 성장시킬 만큼 휴메딕스의 성장동력이 됐다. 휴메딕스는 이달 초 충북 제천에 제2공장을 준공하고 연간 히알루론산 필러 1000만개를 추가 생산한다고 밝히는 등 과감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27개국 이상에 필러 제품을 수출하면서 특히 러시아, 베트남, 브라질 등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늘려가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일동제약이 올초 히알루론산 필러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네오벨’을 출시하면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일동제약이 자체 개발한 히알루론산 필러 네오벨은 고도의 세균 배양기술과 물질분리 정제기술을 적용해 기존 원료에 비해 분자량과 순도가 높은 고품질로 평가받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일동히알테크를 별도로 설립하고 청주 공장을 대대적으로 보강해 히알루론산 전용 생산시설도 확보한 데 이어 관계사인 의료기기 전문업체 일동에스테틱스의 영업 및 마케팅력을 발판으로 삼아 네오벨을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렇듯 필러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만큼 업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 허위 광고나 가격 경쟁 등의 문제점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은 국내 제약사들의 기술력과 인지도를 단시일 내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2015년 조사에서 국내 제약사들은 불과 몇 년 전 만해도 외산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국내 필러 시장에서 현재 시장 점유율을 70%까지 늘린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은 지금껏 누적해온 필러 기술력과 유통망을 바탕으로 최근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는 글로벌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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