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사 "나 떨고 있니?"

입력 2007-12-28 09:11 수정 2007-12-28 09:3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새정부 주택 공급 방식 변경에 '돈 벌이 잃을까...'

참여정부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떨고 있다. 이유는 한 가지. 바로 내년 2월 탄생할 새정부의 주택 공급방식 변경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의 주택공급 방식은 택지지구와 신도시 공급 방식. 참여정부는 '서민 주택 공급'이란 구호 아래 지난 2004년 국민임대특별법을 제정해 그린벨트 파괴와 택지지구 조성을 일삼았던 바 있다. 이는 그린벨트 해제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국민의 정부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에 따라 주공과 토공은 노무현 정권의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특히 대한주택공사는 '주거복지'라는 새로운 업역이 더해지면서 말 그대로 참여정부 시절 무소불위의 '부동산 공기업'으로 떠오른 바 있다.

실제로 주택공사는 참여정부 기간인 2002년부터 2006년까지 무려 1599명의 인원을 늘려 49.4%의 비대화를 단행한 바 있다. 이는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이어 두 번째 참여정부 기간 비대화된 공기업이다.

이에 따라 주공을 바라보는 업계와 시장의 시각도 좋지 않는 상태. 주공은 참여정부 기간 늘어난 인력과 기존 인력을 주체하지 못해 '돈이 될만 한 곳'은 여기 저기 들쑤셔 업역을 확장해 놓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언론과 국회에서 공기업 부채를 문제로 지적하자 주공은 재빨리 이를 핑계로 돈이 될만한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공기업이란 특혜는 그대로 유지한채 민간 건설 시장까지 내려온 주공은 자칫 거대한 건설 트러스트로 돌변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까지 주공의 업무는 소규모 택지지구 개발과 공공분양, 임대 아파트 공급이었다. 하지만 2005년 8.31대책 때부터는 국가 주택시장 대책에도 개입해 있는 상태며, 올들어서는 민간업자 출신인 박세흠 사장이 영입된 이후 민간개발 사업에도 적극 나서 '돈벌이'에 매진하고 있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좋은 시절'도 이제 길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2월 들어설 새정부가 이미 도심지역 재건축, 재개발을 통한 주택공급확대를 선언했으며, 참여정부 기간 하나 둘 탄생한 지자체 개발 공기업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서울시장 재직 시절부터 서울특별시와 건교부가 갈등을 빚어왔던 송파신도시 개발이 새 정부 탄생 이후 결국 서울시의 뜻대로 유보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관행이 한번 자리 잡기 시작하면 앞으로 지자체가 강력히 반대하는 사업은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할 지라도 쉽게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란 게 이들의 예측이다.

여기에 그린벨트를 파괴하고 국민임대단지를 짓는 방식도 적절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그린벨트 해제와 국민임대 주택 건립을 법적으로 가능케한 '국민임대특별법'도 성남 도촌, 의왕 청계지구 등 수도권 10곳 그린벨트 해제 이후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공의 앞길은 더욱 불투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토지공사의 경우 이명박 당선자의 공약 사업인 한반도 대운하와 새만금 등 대형 국책사업이 있어 그럭저럭 유지가 가능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명박 당선자가 "중소형 주택은 공공이, 그리고 중대형 주택은 민간 시장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주공의 경우 기존의 전용면적 85㎡이하 중소형 주택만 관리하는 5년 전의 임무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공과 토공은 민간차원에서의 미니신도시 개발을 내걸었던 김영삼 정부를 가장 싫어하고, 융단 폭격식 택지개발을 추진한 노무현 정부를 가장 좋아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라며 "그렇다고 해서 이들 공기업이 비대화된 몸집을 줄여낼 노력은 하지 않을 것인 만큼 결국 국민의 혈세 낭비만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일침을 가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금융권 휘젓는 정치…시장경제가 무너진다 [정치금융, 부활의 전주곡]
  • 요즘 20대 뭐하나 봤더니…"합정가서 마라탕 먹고 놀아요" [데이터클립]
  • "책임경영 어디갔나"…3년째 주가 하락에도 손 놓은 금호건설
  • "노란 카디건 또 품절됐대"…민희진부터 김호중까지 '블레임 룩'에 엇갈린 시선 [이슈크래커]
  • "밀양 여중생 성폭행 가해자는 맛집 운영 중"
  • 새로운 대남전단은 오물?…역대 삐라 살펴보니 [해시태그]
  • 尹 "동해에 최대 29년 쓸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올해 말 첫 시추작업 돌입"
  • "이의리 너마저"…토미 존에 우는 KIA, '디펜딩챔피언' LG 추격 뿌리칠까 [주간 KBO 전망대]
  • 오늘의 상승종목

  • 06.0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106,000
    • +1.68%
    • 이더리움
    • 5,310,000
    • +0.25%
    • 비트코인 캐시
    • 649,000
    • +0.7%
    • 리플
    • 724
    • +0.28%
    • 솔라나
    • 230,300
    • -0.13%
    • 에이다
    • 632
    • +0.64%
    • 이오스
    • 1,142
    • +1.15%
    • 트론
    • 159
    • -0.63%
    • 스텔라루멘
    • 149
    • +1.36%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250
    • +0.95%
    • 체인링크
    • 25,100
    • -1.91%
    • 샌드박스
    • 647
    • +4.1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