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재용의 ‘하만’ 승부수, ‘위기의 삼성’ 구할까

입력 2016-11-1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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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산업1부

“돈으로 시간을 산 셈인데, 매우 영리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가 14일 해외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금액인 9조 원을 투입해 미국의 전장부품 업체 하만을 인수하자 한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갤럭시노트7 사태와 최순실 게이트 관련 검찰 수사 등 대내외 악재가 연이어 터지는 가운데 승부수를 던졌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대체할 미래 먹거리가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지속됐지만, 이러한 우려를 순식간에 불식할 만한 초대형 M&A를 결정한 것이다.

이번 M&A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사업과 상당히 다른 특성을 가진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에서 자체적인 역량만으로 고속 성장하긴 힘든 상황이었지만, 미국 전장부품 업체 하만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영향력을 확대한 것이 ‘신의 한수’라는 평가다. 대규모 자금 투입에 대한 우려 역시 커넥티드카 시장이 연간 9%의 고속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잠잠해졌다.

삼성전자가 전장부품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하드웨어’는 갖춰졌다. 하지만 이제부턴 역량의 문제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를 반도체 분야 1등으로 끌어올리는 데까지 여러 난관이 있었다. 이 회장이 지난 1974년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반도체를 인수했으나, 기술 장벽에 막히고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적자는 지속됐다. 이러한 실패를 딛고 이 회장은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 등에 집중 투자하면서 삼성전자를 반도체 분야의 절대강자로 끌어올렸다.

이 부회장은 이를 교훈 삼아 ‘사단취장(舍短取長)’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M&A 이후 덩치는 커졌지만, 인수 비용의 부담으로 R&D 투자를 줄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기업문화의 차이로 피인수 기업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초짜 티를 벗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부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기에 있다. 미래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읽는 동시에 피인수 기업에 대한 투자와 혁신 전략을 적절히 세워야 한다. 그래야 이번 하만 인수가 위기 속 삼성전자를 구할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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