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9·11소송법’에 미국 내 자산 환수·투자 축소 할수도”

입력 2016-09-3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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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동결 대비하려는 움직임 나올 전망

미국 의회가 9.11 테러 유족들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이른바 ‘9.11테러 소송법’을 재가결하면서 사우디 자본의 대미 투자가 축소되고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자산이 매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의회는 전날 압도적인 표 차이로 9.11테러 소송법을 재가결시켰다. 야당인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의원까지 법안 재가결에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해외 주둔 미군 등을 위험에 빠뜨리는 등 국익을 해친다”면서 5월 상원과 지난 9일 하원이 각각 만장일치로 통과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의회가 이번 표결로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을 기각하면서 미국 본토를 겨냥한 테러로 희생된 피해자들이 책임국을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해지게 됐다.

9.11테러 소송법 입법화에 대해 사우디 정부는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걸프 지역 금융권에서는 사우디를 대상으로 소송이 제기될 경우 미국에 있는 사우디 자산이 동결 대상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사우디 투자자들이 미국 정부의 자산 동결에 대비해 현지 자산을 환수하고 투자를 축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우디는 개인은 물론 정부와 왕가가 상당한 자산을 미주 지역에 두고 있으며 사우디 중앙은행은 1700억 달러(약 187조 원) 규모의 미국 국채를 들고 있다.

사우디 투자자들은 과거 9.11 테러 직후에도 미국 내 자산 동결을 우려해 수십억 달러를 중동지역으로 옮긴 바 있다. 한 전문가는 “이 입법은 미국 국채의 인기를 떨어뜨릴 것”이라며 “외국 투자자들은 이미 투자에 대한 주권 면책이 축소됨에 따른 위험도를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거부권 발동 당시 이런 사태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의회가 11월 대통령선거와 함께 진행되는 의원 선거를 지나치게 의식한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했다.

한편 공화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도 최근 이 법안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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