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9월 25일 신규식-3·1운동의 불씨 당긴 임정외교의 주역

입력 2016-09-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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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명 편집부 차장

‘마음이 죽어버린 것보다 더 큰 슬픔이 없고, 망국(亡國)의 원인은 이 마음이 죽은 탓이다.…우리의 마음이 곧 대한의 혼이다. 다 함께 대한의 혼을 보배로 여겨 소멸되지 않게 하여 먼저 각자 자기의 마음을 구해 죽지 않도록 할 것이다.’

대한제국의 군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신규식(申圭植, 1880. 1. 13~1922. 9. 25)은 이 ‘한국혼’의 철학으로 목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소신에 찬 행동을 이어갔다.

을사늑약 체결 후 신규식은 대일항전을 계획했으나 뜻을 못 이루자 음독자살을 시도했다. 이때 오른쪽 눈 시신경이 망가져 시력을 상실해 흘겨보는 상이 됐다. 이에 그는 흘겨본다는 뜻으로 스스로 ‘예관(睨觀)’이라 불렀다.

1910년 경술국치 소식에 또다시 음독을 시도했다가 대종교 종사 나철(羅喆)에게 구명되고 그 이듬해 상하이로 망명했다. 그리고 쑨원(孫文) 등 중국 혁명가들과 친교를 맺고 중국 동맹회에 가입한 뒤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신해혁명에 참여했다.

그는 또한 동제사(同濟社)를 조직, 1917년 독립운동단체의 단결과 통일을 주장한 ‘대동단결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은 2년 뒤 2·8 독립선언, 3·1운동에 영향을 끼쳤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오세창은 ‘3·1운동은 예관에 의해 점화됐다’고 단언했으며, 당시 일본경찰 비밀정보에도 ‘…이 소요를 유발한 데에는 상하이 불령선인(不逞鮮人, 일본에 저항하는 한국인)들의 선동에 힘입었다’라고 쓰여 있다.

신규식은 중국에서 임시정부가 독립운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펼쳤지만 임정 내 분열을 통탄하면서 불식(不食) 불언(不言) 불약(不藥)을 고집했다. 그러다 마지막 남은 숨을 호흡 단절법으로 끊고 이승을 버렸다. ‘정부… 정부….’ 단식 25일 만에 처음 나온 말은 그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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