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기의 인간경영] 당신의 인생은 운명 창조력에 달려 있다.

입력 2016-09-2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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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금수저인가요? 흙수저인가요? 그렇잖으면 은수저인가요? 동수저인가요? 요즈음 한국사회의 슬프고 어두운 단면을 묘사하는 표현들이다. 흙수저에서 금수저까지 수저계급론으로 한국사회를 채색해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금수저는 과거엔 사치품의 대명사였지만 현재는 고소득층에 속하는 상위 0.1%인 사람들을 통틀어 가리키는 신조어가 됐다. 자기 자신이 노력하지 않고서도 부자 부모의 교육과 양육 지원을 풍족하게 받는 자녀들을 지목하는 말이기도 하다. 부모의 경제 능력을 배경 삼아 고생하지 않고도 잘 먹고 잘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을 일컬어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들’이란다. 운이 좋아 부잣집에 태어난 재수 좋은 사람들이다.

금수저에 상반되는 흙수저는 무산계급을 이르는 말이다. 어학사전에는 부모의 능력이나 형편이 넉넉지 못한 어려운 상황에 경제적인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는 자녀를 지칭하는 신조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마디로 흙수저는 운이 따르지 못한 재수 없는 사람을 일컫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운수’와 ‘운명’에 대하여 말하려다 보니 서론이 너무 길어졌다. 고해(苦海)라는 인생은 운수 또는 운명과 깊은 관계가 있다.

동양의 성인(聖人) 공자는 춘추시대라는 어려운 시대를 살아오면서 인생을 깊이 관조하고 공부하여 삶에서 아는 것(知), 좋아하는 것(好), 즐기는 것(樂)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어에 정리했다.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낙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아는 것이 좋아함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이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인간과학의 차원에서 풀어보면 사람을 아는 것이 사람을 좋아함만 못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그 사람과 인생을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해석된다.

그러나 사람을 좋아하려면 먼저 그 사람을 알아야 하고, 사람과 즐겁게 지내려면 먼저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인류 역사에 의하면 8만 년 전 인지혁명이 일어나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 등극했다지만, 인간은 매우 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인간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이지만, 약하고 불완전하기에 절대불가결의 사랑과 용서가 필요하다. 수저계급론에서는 돈이 인간을 행복하거나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약하고 불완전한 인간이 강하고 위대한 존재가 되려면 용서와 사랑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인간에게 사랑과 용서는 돈보다 훨씬 강한 에너지를 제공한다. 따라서 사랑과 용서는 인간의 삶에서 최고의 가치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을 깊이 알게 되면 인간을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다 보면 인생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알고, 좋아하고 즐기는 것과 달리 인생을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많은 불행을 겪게 된다. 석가모니 역시 인생을 고해라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고해와 같은 인생고(人生苦)의 대부분을 살펴보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다 보니 운수 또는 운명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사람 팔자 시간 문제’라는 말이 있다. 영어로는 ‘a matter of time before one’s fate’.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람의 운명이 바뀐다는 말이다. 앞에서 공자는 좋아함이 즐기는 것만 못하다 했지만, 여기에 새로운 것이 하나 추가된다. ‘낙지자 불여운지자(樂之者 不如運之者)’. 즐기는 것이 운이 좋은 것만 못하단다. 현대인들 역시 시운(時運)을 잘 타고 태어난 사람을 부러워한다. 시운이 좋은 사람들을 복 받은 사람이라고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특혜를 받고 성공한 사람들은 시운이 좋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20세기 초에 작가로 활동한 제임스 앨런. 톨스토이와 동양 고전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은 그는 저서 ‘생각하는 그대로’에서 “우주는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이 아니라, 신성한 사람의 완전한 실현을 향해 나아가는 하나의 정신적 생명체”라고 묘사했다.
▲20세기 초에 작가로 활동한 제임스 앨런. 톨스토이와 동양 고전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은 그는 저서 ‘생각하는 그대로’에서 “우주는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이 아니라, 신성한 사람의 완전한 실현을 향해 나아가는 하나의 정신적 생명체”라고 묘사했다.

운명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일까? 쉬지 않고 흐르는 시간이 가져다 주는 선물일까? 이 심오한 질문의 답은 간단하다. 무서운 힘을 가진 운명은 바로 자기 자신, 즉 인간이 창조하는 것이다. 인생의 무한한 가능성의 땅에 무슨 씨앗을 어떻게 뿌리고 가꾸느냐에 따라, 그에 걸맞은 운명이라는 열매를 따게 된다. 이것이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우주의 질서요, 자연의 원리이다. 성서는 ‘너희가 무엇을 심든지 심는 대로 거두리라’고 우주의 질서, 자연의 원리를 말하고 있다. 종교의 차이를 가리지 않고 우주와 자연의 진리를 믿고 있다.

근대 심리학의 시조 윌리엄 제임스의 운명에 대한 관찰을 들여다보자. 그는 “20세기 인류가 성취한 최대의 성과는 자동차와 비행기를 만들어 우주시대를 열어놓은 것이 아니다. 인간이 마음가짐(태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라고 했다. 제임스는 그의 심리학 저서에서 “행동을 심어보아라, 그러면 습관을 거둘 것이다. 습관을 심어보아라, 그러면 성격을 거둘 것이다. 성격을 심어보아라, 그러면 운명을 거둘 것이다”라고 했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습관, 성격, 운명을 만들어내는 시발점은 무엇인가. 행복의 근원은 마음이다. 마음에서 일어난 모티베이션이 행동을 하게 만들고, 그 행동이 반복되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심화하면 성격이 된다. 그 성격이 바로 운명이라는 결실을 보게 한 것이다.

인간의 운명은 머리(이성)에 있지 않고, 마음(감성, 영성)에 달려 있다. 마음가짐(태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는 것을 부처님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표현했다. 습관, 성격, 운명의 근원인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려면 먼저 마음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공심(空心)과 불심(佛心), 공자가 강조한 정심(正心)이 궁극(窮極)으로 향할 수 있는 지름길이고, 기독교에서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복 있는 사람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는 최근의 혼란이 보여주고 있듯이 최대의 위기에 처해 있다. 무엇보다 인간성 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 인간과학이 추구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

필자는 최근 인간에 관한 연구와 함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는 등 우주와 자연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있다. 자연이 놀라운 것은 자연은 우리가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인류에게 되돌려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농부가 호박씨 하나를 심으면 하나의 씨앗을 받는 것이 아니라, 트럭에 가득 실을 만큼 수십, 수백 배로 되돌려준다. 대단히 너그러운 자연이다. 자연과 마찬가지로 우주도 공정하고 정의롭다. 인간이 우주 속에 투사한 것을 인생으로부터 되돌려받는다. 우주와 자연의 이러한 원리는 우리 인간이 하고 있는 모든 일에도 적용된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인생의 황금률이 여러 가지 형태로 표현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너희는 다른 사람을 대접하는 것처럼 대접받는다”, “네가 뿌린 대로 거둔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BC 1600년에 세워진 이집트의 한 비석에는 “자기 자신을 위해 간절히 바랐던 선한 일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탐구하고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공자도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제임스 앨런은 그의 명저 ‘생각하는 그대로(원제 As a man thonketh)’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모든 사람은 그가 사는 법칙에 따라 그가 존재하고 있는 바로 그곳에 살고 있는 존재이다. 그가 차곡차곡 쌓은 생각들이 지금 살고 있는 그곳으로 그를 데려다 놓았고, 알아오면서 정리해둔 곳에는 우연이란 요소는 조금도 끼어 있지 않다. 이것은 결코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 법칙들의 총체적인 결과들이다.”

그렇다. 인간은 자기라는 존재와 운명을 만들고 가꾸는 존재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부여받은 모든 인간은 서로 사랑하고 보살피면서 자기 완성을 성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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