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좀 주소! 목마르오~] 오너(Owner)교육과 분자(分子)교육

입력 2016-06-2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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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선친은 전문경영인이었다. 선친은 전문경영인만 20년 넘게 했어도 자신의 실제 능력은 문방구 장사 하시는 분보다 못하다고 했다. 그것은 자기 돈으로 해본 사람과 남의 돈으로 하는 사람의 차이라고 했다. 반면에 필자는 증권회사 출신이다. 많은 선후배들이 수십억, 수백억 원어치의 남의 돈으로 씩씩하고 용감하게 주식매매와 펀드투자 선물 옵션 투자를 했던 시장의 용사들이었지만, 막상 자신들이 퇴직할 때 받은 돈으로 위험 투자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오너와 월급쟁이의 차이! 그렇게 진검승부하던 사람과 목검승부하던 사람은 돈을 다룰 때 현격한 행동의 차이가 생긴다.

전문경영인과 월급쟁이들은 우리나라의 중산층이고 지식인이며 이 사회를 이끈 주역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받은 교육은 본질 자체가 대부분 본인이 알고 받았건 모르고 받았건 ‘왕권(王權)교육’이 아니라 ‘신권(臣權)교육’이었다. 따라서 이들은 오너 양성교육이 아닌 월급쟁이 양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 교육제도는 목표는 같을 수 있지만 교육과정은 전혀 다르다. 오너 교육은 분자(分子)를 다루는 교육을 하고, 월급쟁이 교육은 분모(分母)를 다루는 교육을 한다. 다시 말해 100/100은 1이다. 이익을 50% 증가시켜 1을 1.5로 키우는 방법은 분자를 150으로 키우는 방법이 있고(150/100=1.5), 분모를 67로 줄이는 방법이 있다(100/67=1.5). 최근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는 방식은 주로 분모인 투입량을 줄여 분모경영을 하는 것 같아 슬프다. 비용을 사회에 넘기는 방식이다. 분자경영을 잘해 기업과 사회의 수익을 만들어 목마른 한국인에게 물을 줄 새로운 기업인은 없을까?

지금 우리나라는 베이비 붐 시대에 태어난 50·60대가 연금 수령자가 되어 사회의 짐이 되는 장년실업과 청년실업이 가장 큰 문제다. 당연한 결과다. 기술과 IT혁신으로 월급쟁이의 필요성이 없어지는 세상에 월급쟁이가 되는 교육을 부모와 학교에서 열심히 받은 죄 없는 20·30대들과 아날로그 시대 교육을 받은 50·60대는 분모경영을 몹시 좋아하는 근시안적 전문경영인들에게는 분모의 증가로밖에 여겨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이 초우량 선진국으로 약진할 수 있는 방법은 짐인 줄 알았던 한국의 20·30대 청년층과 50·60대 장년층의 숨은 가치를 찾아내어 ‘오너’로 만드는 정책임을 정부가 아닌 대기업들이 깨닫고 그들을 모험정신과 벤처정신으로 다시 키워 줄 때만 가능하다. 율곡 선생처럼 우리나라 10대 그룹이 월 1000만 원, 3년에 3억6000만 원씩 총 36조 원의 자금으로 10만 명의 ‘오너’들을 키우는 작업을 ‘제대로’만 한다면, 아프리카에서는 70%가, 아시아에서는 30%가, 한국에서는 7% 정도가 각각 성공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만들어내는 분자의 증가량을 투입금액의 1000배 이상이 되게 해야 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은 바로 한류(韓流) 열풍이다. 언제까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심지어 유럽과 미국에서도 일어나는 한류 열풍을 엔터테인먼트나 화장품으로만 만족할 것인가? 한류 열풍의 본질은 한국 사람을 좋아하고 한국 물건을 좋아하고 한국인의 사는 방식을 좋아한다는 우리에 대한 부러움과 존경심이 담겨 있을 때만 존재하는 기류이자 흐름이다. 한국을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우리의 실체를 파악하고 등을 돌리기 전에 빨리 시작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기업들을 도와주었다. 우수한 한국의 청·장년층을 잘 선택한다면 3년이면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에서 존경받는 중견 기업인으로 키워 낼 수 있다. 이제는 기업이 정부를 도와주어야 한다. 사람을 키우면 하늘이 그를 키운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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