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만 남은 KB사태…최대 수혜자는 IBM?

입력 2016-04-0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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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의 주전산기 교체는 단순히 전산 시스템 개선을 의미하지 않는다. 주전산기 교체를 두고 경영진과 이사진의 갈등은 물론 현직 KB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첨예한 권력다툼을 벌였기 때문이다.

2014년 벌어진 KB사태의 결론은 무엇일까. 당시 회장과 은행장은 모두 퇴임했다. 무리한 검사로 논란을 빚었던 금융감독원장도 퇴진했다. 그런데 문제의 발단이었던 주전산기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주전산기 기종이 결국 외국계 기업인 IBM의 ‘메인프레임’으로 선정돼 5년간 서비스 사업권을 연장 받았기 때문이다. IBM은 2019년까지 KB금융지주의 전산시스템 제공 사업권한을 가지게 됐다.

KB내홍은 2014년 4월 국민은행이 주전산기를 IBM에서 유닉스로 교체하기로 하면서 시작했다.

당시 국민은행은 수년간 주전산시스템을 IBM의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IBM 메인프레임 기반 주전산시스템을 유닉스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과 정병기 전 감사는 KB이사회의 주전산기 교체 결정을 놓고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금전적 특혜를 얻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병기 감사는 "전산시스템을 교체할 경우 치명적 오류가 생긴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재검토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건호 은행장도 여기에 동의했다.

이에 대해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을 포함한 6명의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이미 끝난 문제를 왜 거론하느냐며 일축했고, 정 감사는 자신의 건의가 묵살되자 금감원에 특별감사를 요구했다.

이건호 전 행장의 문제 제기 배경에는 IBM 대표의 이메일이 있었다.

한국IBM은 유닉스로 전산시스템 변경을 위한 사업자 우선협상이 시작되기 직전 셜리 위 추이 대표명의의 이메일을 이건호 행장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보다 계약가를 더 낮추겠다는 의도였다.

이를 확인한 이 행장측이 이번 프로젝트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주전산기 교체논란으로 불거졌다.

수년간 시스템변경을 검토해온 것은 국민은행이었고 이는 내부의 필요성에 따른 것이었다. 변경안을 최초 이사회에 상정한 것도 국민은행이었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의 편지 한통에 KB금융 의사결정은 바뀌었다.

임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의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면서 책임질 사람이 없어졌다. 결국 일대 혼란 속에 바뀌어야 할 바뀔 수 있었던 전산시스템은 IBM으로 유지됐다. KB사태의 수혜가 엉뚱하게 IBM으로 돌아갔다는 시장의 분석은 이런 이유에서다.

임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은 전산기 교체와는 무관한 내부통제 미비를 이유로 금융감독원에서 중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임영록 전 회장은 법정에서 금전적 혜택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았다.

KB국민은행은 1-2개월 내에 새로운 사업자를 구하기 위한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KB사태 때문에 미뤄졌던 주전산기 교체 작업이 2년 만에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은행이 유닉스 시스템을 선호하고 있다”며 “유닉스가 상당히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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