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 홀로서기 2년…지주사 전환 시동

입력 2007-06-25 10:0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2005년 계열분리…보험, 증권, 종금 '삼각편대'

-메리츠화재 지배구조 중심축…금융지주회사 추진

메리츠금융그룹이 금융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5년 한진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보험, 증권, 종금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통합법 등 새로운 금융시장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금융지주회사 체제 전환도 준비하고 있다.

▲2005년 한진그룹서 분가…홀로서기

메리츠금융그룹의 모태는 한진그룹이다.

한진그룹은 창업자인 고(故) 조중훈 회장이 지난 2002년 타계한 이후 장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차남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 3남 고(故)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 4남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의 '분가'(分家)가 가속화돼 왔다.

이 중 가장 먼저 분가한 곳이 메리츠금융그룹이다. 2005년 3월 당시 동양화재보험(현 메리츠화재)가 그룹에서 계열분리되면서, 메리츠금융그룹의 시동을 걸었다.

이후 조남호 회장의 한진중공업그룹이 홀로서기에 나섰고, 고(故) 조수호 회장이 작년 11월 타계하면서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 한진, 한진해운 등을 계열사로 둔 지금의 한진그룹을 이끌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동양화재가 한진그룹에서 계열분리한 이후 2005년 11월 메리츠증권의 최대주주였던 PAMA(프루덴셜에셋매니지먼트아시아)로부터 메리츠증권의 지분 25.7%를 인수,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회사 상호도 '메리츠'로 통일시켰다.

이어 2006년 11월 메리츠증권과 화재가 한진그룹 계열사들과 소시에떼제너럴(SG)이 보유하고 있던 한불종합금융 지분을 인수해, 보험·증권·종금으로 이어지는 금융업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밖에 비상장 기업으로 메리츠화재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한진코린도(PT. ASURANSI HANJIN KORINDO)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메리츠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메리츠화재 지배구조 '중심축'

메리츠금융그룹의 지분구도는 조정호 회장을 정점으로 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메리츠종금 순으로 연결되는 수직계열화를 형성하고 있다.

조정호 회장은 메리츠화재 지분 22.33%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메리츠화재가 메리츠증권 지분 28.67%를, 메리츠증권이 메리츠종금 지분 57.17%를 가진 최대주주다.

결국 그룹 오너인 조정호 회장이 메리츠화재를 통해 나머지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도로, 메리츠화재가 실질적인 지주회사 위치에 있다.

메리츠화재는 1956년 보험업계 최초로 당시 대한증권거래소을 통해 상장한 이후, 1967년 한진그룹에 편입됐고, 2005년 계열분리된 종합보험사다. 원수보험료, 총자산 등에서 삼성·현대해상·동부화재·LIG에 이어 업계 5위권이다.

메리츠증권은 1973년 2월 한일증권으로 설립돼 1990년 10월 한진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꾸고, 2000년 3월 메리츠증권으로 사명을 다시 변경했다.

2006회계연도 기준으로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은 2600억원으로 업계 20위권이지만, 파생상품 분야에서는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수익에서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데 비해 메리츠증권은 파생상품거래이익이 45%선으로 수탁수수료(27%)보다 높다.

1977년 한진그룹과 프랑스의 소시에떼 제네럴(SG)은행의 합작으로 설립된 메리츠종금은 현재 금호종금과 함께 유일하게 남아있는 종금사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 구조조정 여파 속에서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2004년 125억원 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금융지주회사 변신 시동

최근 재계와 금융계에 지주회사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메리츠금융그룹도 지주사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지주사 전환 계획은 지난 5월초 원명수 메리츠화재 사장이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금융지주회사로 가기 위한 검토작업을 진행중이며 내년에 설립이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수면 위로 부상했다.

현재 메리츠금융그룹의 금융지주회사 설립과 관련한 공식 입장은 '필요성은 인정하되 제반 여건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할 사항'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주회사 설립과 관련한 밑그림은 어느정도 그려지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그룹 지배주주인 조정호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이 사실상 지주사 격인 메리츠화재로 집중되는 움직임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지난 5월 보유중이던 메리츠증권 주식 238만주 중 절반 이상인 130만주를 처분해 총

133억원을 현금화했다. 이에따라 조 회장의 메리츠증권 지분율은 종전 6.81%에서 3.09%로 낮아졌다.

조정호 회장이 메리츠증권 지분 매각으로 취득한 자금은 메리츠화재가 실시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일부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14일 3800만주(기존발행주식대비 44.3%)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조 회장은 메리츠화재의 최대주주(22.33%)이기 때문에 실권없이 전량 유상신주를 인수한다면 총 360억원(670만주)의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 분할로 지주사 설립 유력

현 지분구도상 메리츠금융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메리츠화재를 분할해 순수금융지주회사를 만드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행 규정상 일반지주회사와 달리 금융지주회사는 금융업을 실제로 하지 않는 순수지주사 설립만 허용된다.

따라서 메리츠화재-증권-종금 순으로 수직계열화된 현 구도에서는 메리츠화재를 인적분할해 순수지주회사를 설립하고, 화재·증권·종금을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로 두는 방안이 가능하다.

하나금융지주처럼 계열사간 주식교환 형태를 통해 순수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가능하지만, 이는 지배주주의 지분율 희석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너경영체제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지주사 모델로는 적합하지 않다.

조정호 회장이 메리츠증권 지분을 처분하고 메리츠화재 증자에 참여하는 것도 이와 전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분율 기준으로 메리츠화재를 인적분할해 순수금융지주사와 사업자회사로 나눈다고 가정하면, 조정호 회장은 지주사와 자회사 모두 지금처럼 22.33%의 지분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의 자사주가 6.3% 있지만 이는 의결권 없는 주식이다.

따라서 다른 지주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주주 지분율이 취약해 대주주의 지주회사 지분 확대 필요성이 대두된다. 결국 조정호 회장 입장에서는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전 메리츠화재 지분을 미리 확보해 두는게 여러모로 좋은 상황인 셈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르포] 일산호수공원·GTX·일자리 '3박자' 갖춘 고양장항지구, 대기수요 몰릴까?
  • '최강야구 시즌3' 중2 투수 유희관? 칼제구로 서울고 타선 묶어…미스터제로 장원삼 등판
  • 밀양 성폭행 가해자가 일했던 청도 식당, 문 닫은 이유는?
  • '장군의 아들' 박상민,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면허 취소 수치
  • 1000개 훌쩍 넘긴 K-편의점, ‘한국식’으로 홀렸다 [K-유통 아시아 장악]
  •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대북 방송 족쇄 풀려
  • 단독 금융위 ATS 판 깔자 한국거래소 인프라 구축 개시…거래정지 즉각 반영
  • KIA 임기영, 2년 만에 선발 등판…롯데는 '호랑이 사냥꾼' 윌커슨으로 맞불 [프로야구 4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6.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024,000
    • +0.12%
    • 이더리움
    • 5,244,000
    • -1.41%
    • 비트코인 캐시
    • 642,500
    • -1.15%
    • 리플
    • 723
    • +0.14%
    • 솔라나
    • 230,500
    • +0.22%
    • 에이다
    • 636
    • +0.63%
    • 이오스
    • 1,101
    • -3.42%
    • 트론
    • 158
    • +0%
    • 스텔라루멘
    • 145
    • -2.03%
    • 비트코인에스브이
    • 84,550
    • -1.05%
    • 체인링크
    • 24,540
    • -3.46%
    • 샌드박스
    • 624
    • -4.2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