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환의 투자전략] ‘튤립 투기’ 역사와 ‘닷컴버블’의 붕괴

입력 2016-03-1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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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폭발적인 투기의 대상은 무엇이었을까. 놀랍게도 그건 주식도 아니고 부동산도 아닌 바로 튤립이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에 대한 과열 투기 현상은 역사상 최초의 자본주의적 투기라 전해진다. 당시 네덜란드는 작물산업의 호황과 동인도회사를 통해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입 등에 힘입어 유럽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였다. 이로 인해 부에 대한 개인들의 과시욕이 상승하면서 튤립 투기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당시 네덜란드에서는 희귀한 튤립의 소유와 경작이 부와 명예의 표상이었다.

1630년대 네덜란드에서는 수입된 지 얼마 안 되는 터키 원산의 원예식물인 튤립이 큰 인기를 끌었고, 튤립에 대한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수요가 급증했고 가격은 계속 올라갔기에 귀족부터 일반시민까지 전 재산을 털어 튤립 투기를 했다.

이에 튤립 투기 수요가 엄청나게 증가하면서 튤립 가격이 1개월 만에 50배나 뛰는 일이 발생했다. 1630년대 중반에는 뿌리 하나가 8만7000유로까지 치솟았다. 심지어 시간이 지나면서 미래 어느 시점을 정해 특정한 가격에 매매한다는 계약을 사고파는 선물 거래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거품은 순식간에 꺼져버렸다. 사람들은 점차 가격은 형성되어 있지만 거래가 없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결국 법원은 1637년 튤립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다. 이후 튤립 가격은 최고치 대비 수천 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되면서 팔겠다는 사람만 넘쳐났으므로 거품이 꺼지게 된 것이다. 상인들은 빈털터리가 되었고 영지를 담보로 잡히고 튤립에 투자했던 귀족들은 영지를 날려야 했다. 이러한 파동은 네덜란드가 영국에 경제대국의 자리를 넘겨주게 되는 한 요인이 되었다. 또 이 사건은 경제주체의 투기심리와 실물가치에 기반을 두지 않는 화폐 거래는 금융 공황을 발생시키게 된다는 교훈을 남기게 되었다.

닷컴버블(dot-com bubble) 또한 주요한 투기 역사의 한 장이다. 1990년대부터 정보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과 정보산업의 중요성이 사회 곳곳에서 언급되기 시작한다. 아울러 인터넷이 서서히 대중화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이 시기를 흔히 IT혁명, 정보혁명기로 부른다. 넷스케이프(Netscape)와 야후(Yahoo)에서 시작한 닷컴버블은 전자상거래의 대표기업인 이베이(eBay)와 아마존(Amazon)의 등장으로 점점 더 커지게 된다. 1999년 나스닥지수는 한 해에만 85%나 급등한다. 이러한 추세는 2000년 초반까지 화려한 랠리를 펼친다.

그러나 미국에서 제일 큰 인터넷 사업자 ‘아메리카 온라인(AOL)’이 주저앉아버리면서 곧바로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했고, 연이어 수많은 기업이 파산했다. 증시는 하락해 2000년 5월에는 주식가격이 최고점 대비 30% 가까이 빠지게 된다. 그러자 미국은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이후 IT 버블도 종말을 고하게 된다. 닷컴경제의 상징인 나스닥지수가 2000년 3월 최고치인 5048에서 2003년 10월 1376으로 반의 반토막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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