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수출이다 2-1] “수출 4.0시대 연다” 가치창출 초점 맞춘 패러다임 전환

입력 2016-03-0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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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엔진·타깃·플레이어·메소드 등 무역 재도약 위한 5가지 전략 제안

한국이 지난해 주요 71개국 중 처음으로 세계 6위의 수출대국으로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의 세계 수출 순위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위에서 2009년 9위, 2010년 7위로 뛰어 오르며 수출국가의 위상을 드높였다. 이후 5년 만에 다시 한 계단 상승한 6위까지 올라서며 한국은 명실공히 수출대국의 입지를 다시 한 번 굳혔다.

하지만 이는 세계경제 규모가 쪼그라들면서 얻은 반사이익이다. 최근의 부진한 수출지표가 이를 잘 보여준다. 한국의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 대비 7.9% 감소한 5272억달러에 머물렀다.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 흑자인 904억달러로 집계됐지만 수입액이 4368억달러로 16.9% 감소한 영향이 컸다.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더 많이 감소하면서 생긴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인 셈이다.

올해 역시 불안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연초부터 불거진 중국 경기침체, 미국 금리인상, 북한 핵실험 등의 국내외 리스크가 더 부각되면서 수출 한국호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지금 당장 막힌 수출길을 뚫지 않으면 한국호가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감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이 수출절벽으로 가는 한국호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7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식어가고 있다는 경고음이 켜지고 있다. 그동안 수출은 한국경제가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204억 달러에 불과한 상황에서 아시아 외환위기를 맞았으나 이후 수출 등의 무역수지 흑자로 한국경제의 빠른 회복에 기여했다. IT버블이 붕괴된 2001년에도 수출은 버팀목 역할을 담당하며 위기극복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개도국 등을 대상으로 수출이 선방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빨리 경기 침체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4년간 이어오던 무역 1조 달러 수성에 실패하며 위기의식이 고조됐다. 한국은 지난 2011∼2014년 4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지만,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경기둔화와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무역 규모가 9640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출효자 품목인 자동차를 비롯해 철강, 석유화학, 건설기계 등이 크게 부진하면서 전체 수출을 끌어 내렸다. 10년간 증감률로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3.9%)을 제외하면 가장 큰 폭이다.

올 1월과 2월 수출 실적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올 1월 수출은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인 18.8% 급감했고, 2월 수출 실적도 12.2%로 감소하며 부진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현재 양적 수출구조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960년대부터 시행된 양적 중심의 수출드라이브 정책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 제품과 신기술 등 질적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또 수출국의 다변화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견해다. 현재 한국의 수출 비중은 2003년부터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한 중국 비중이 25%이고 미국이 10% 초중반으로 편중된 상태다. 이 때문에 신흥시장을 비롯한 수출시장의 다변화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ICT(정보통신기술) 기기의 진화에 맞춰 전자상거래 기반의 수출 방식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다만 무역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전자상거래 등 해외 직구(직접구매) 상품에 대한 과세 강화를 강화하고 있어, 관련 대응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한국수출 새로운 4.0시대를 열어라’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무역이 재도약하기 위한 ‘5 뉴(New)’ 등 K-트레이드 4.0 전략을 제시했다. 5가지 전략은 △뉴 콘셉트(New Concept) △뉴 엔진(New Engine) △뉴 타깃(New Target) △뉴 플레이어(New Player) △뉴 메소드(New Method)를 의미한다. 이는 과거방식의 수출방식에서 벗어나 수출 가치창출에 초점을 둔 패러다임의 전환을 제시한 것이 핵심이다.

이와 함께 현재 주력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공략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이사)은 “이머징 마켓은 구매력이 한정됐기 때문에 현재의 주력시장인 중국과 미국을 타깃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며 “각 국가의 경제 규모가 다르고 소비 형태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 차원의 수출전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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