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활성화 없는 흥행…2015 프레지던츠컵이 남긴 것

입력 2015-10-13 09:30 수정 2015-10-1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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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프레지던츠컵 파이널 라운드 싱글 매치가 열린 11일 오후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우승을 놓친 인터내셔널팀의 배상문을 비롯한 선수들이 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2015 프레지던츠컵 파이널 라운드 싱글 매치가 열린 11일 오후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우승을 놓친 인터내셔널팀의 배상문을 비롯한 선수들이 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이 마지막까지 팽팽하게 맞선 대회는 지금까지 두 번 봤다. 2003년 대회와 이번 대회다.” 인터내셔널팀의 수석 부단장 최경주(45ㆍSK텔레콤)는 패배의 아쉬움을 감췄다. 지난 11일 2015 프레지던츠컵 파이널 라운드가 열린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미디어센터 풍경이다. 그는 진한 아쉬움을 “꼭 이기고 싶었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뜨거운 현장이었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한국에서 열린 2015 프레지던츠컵이 미국팀의 6연패 달성으로 막을 내렸다. 인터내셔널팀은 세계랭킹 2위 제이슨 데이(28ㆍ호주)를 앞세워 17년 만의 우승을 노렸지만 미국팀을 넘기엔 부족한 게 많았다. 우월한 신체 조건과 풍부한 경험은 현격한 실력 차로 나타났다. 마지막까지 억센 추격전을 펼쳤지만 체력도 기술도 한계에 부딪혔다.

이날의 주인공은 배상문(29)이었다. 배상문은 싱글 매치 마지막 12조로 나서 인터내셔널팀의 운명을 책임져야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승 1무를 기록하며 승점 2.5점을 얻은 배상문은 이번 대회 흥행의 주역이다.

8일 포섬 매치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9일과 10일 팀 매치에서 승점 2.5점을 인터내셔널팀에 안기며 필승 카드로 떠올랐다. 배상문의 선전은 믿었던 제이슨 데이의 부진을 만회하기에 충분했다. 골프팬들은 그의 신들린 플레이를 보기 위해 인천 송도로 몰려들었다.

파이널 라운드가 열린 11일은 추운 가을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면서 스산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하지만 쏟아지는 빗방울도, 추운 날씨도 골프팬들의 뜨거운 열정을 식힐 순 없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24명의 스타플레이어가 모두 출전하는 싱글 매치를 보기 위해 약 2만5000명의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았다.

대회장은 빗속 혈전이었다. 승점 1점차 승부. 마지막까지 우승팀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하지만 배상문은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싱글 매치 상대 빌 하스(33ㆍ미국)에게 17번홀(파3)까지 한 홀을 뒤져 있던 배상문은 마지막 18번홀(파5)을 따낸다면 무승부로 경기를 마쳐 종합 성적에서 미국팀과 동점을 이뤄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그 기대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배상문은 주저앉았고, 인터내셔널팀은 좌절했다.

하지만 대회 성적이 전부는 아니다. 한국은 이번 프레지던츠컵을 통해 얻은 것이 많다. 기존에 없던 골프장 응원 문화를 경험했고, 골프 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렸다. 대회 코스는 물론 경기 진행, 교통, 숙박, 경기장 매너 등 모든 면에서 손색이 없었다는 평가다.

배상문은 이번 프레지던츠컵 전 명예 회복을 한 뒤 입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병역 문제와 프레지던츠컵은 완전히 별개의 일이다. 선수는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면 된다. 프레지던츠컵에서 이겼다고 해서 병역 기피 사실이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니었다. 이제 배상문에게 남은 건 국방의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일이다.

대회장은 궂은 날씨 속에서도 6일 동안 총 10만명 이상의 갤러리가 다녀가 2015 프레지던츠컵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입증했다. 그 뜨거웠던 현장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은 이제 회원들 품으로 돌아간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PGA 투어 대회를 치른 골프장인 만큼 그 명성과 자부심은 골프장 관계자와 회원들의 차기가 될 듯하다.

결국 프레지던츠컵은 명성이다. 골프산업도 대중화도 아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프레지던츠컵 흥행이 골프산업 활성화와 대중화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골프는 아직도 부자들의 스포츠다. 골프에 대한 잘 못된 인식과 편견, 남 나라 이야기 같은 대중화 정책도 프레지던츠컵 흥행과는 거리감이 있다. 바로 그것이 뜨거웠던 현장 2015 프레지던츠컵이 남기 가장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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