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대적 사정 예고] ‘기업→공직자’ 비리로 급선회…목적지는 ‘MB 영포라인’?

입력 2015-09-17 10:22 수정 2015-09-1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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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수사 이상득·이병석 MB커넥션 타깃…포항 협력사 유착 비리 새 국면

▲포스코의 각종 비리 의혹에 연루된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4차 소환돼 검찰 청사로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포스코의 각종 비리 의혹에 연루된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4차 소환돼 검찰 청사로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6개월여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마무리 수순을 밟는 듯 했던 '포스코 비리' 수사가 점차 확대되며 속도를 내고 있다. 김진태(62·사법연수원 14기) 검찰총장이 오는 12월 퇴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 검찰 수사 진척 상황은 다음 검찰총장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 18명의 검찰총장 중 임기를 채우고 물러난 사례는 6명에 불과하다. 김 전 총장이 7번째 임기만료로 퇴임하게 되면 이후 이뤄질 검찰 인사는정권 하반기 사정 향방을 관측하는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보인다. 하반기 검찰 수사 성패는 총장 인선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검찰 특수수사 성적표는 초라했다. 연초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특정 기업명을 직접 언급하며 '부패척결'을 강조하고, 포스코 수사와 자원외교 비리 관련 수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때만 해도 검찰의 최종 목적지는 이명박 정부 주요 인사들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포스코 수사는 장기적으로 표류했고, 자원외교 수사 역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난관에 봉착하며 공기업 인사 몇몇을 기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포스코 수사는 이례적인 장기 수사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3월 포스코 건설 수사 착수와 동시에 비자금 조성 내역을 밝혀내며 속도를 내던 검찰은 포스코 본사와 이전 정권 실세들을 잇는 연결고리로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과 배성로 전 동양종합건설 회장을 지목했지만, 실제 연관성을 입증하는 데 실패하면서 수사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정 전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2차례나 기각된 점은 검찰로서는 뼈아픈 대목이었다.

수사가 장기간 표류하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청와대발 기획'으로 무리한 수사를 이어간 게 원인이라는 푸념도 나왔다. 실제 실무진에서는 '시킨 수사를 이정도 한 것도 잘 한 게 아니냐'는 불평이 나오는 등 사기도 크게 떨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제기된 의혹이 새로운 내용이 아니었던 만큼 포스코 내부에서도 대비를 잘 해 수사하기가 만만치 않았던 점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포스코 수사는 최근 포항 지역 협력업체들로 방향을 틀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 정권 실세라고 볼 수 있는 이상득 전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고, 실제 직접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MB정부에서 영포라인으로 불리던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도 타겟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사 성패는 오랫 동안 포스코와 유착관계에 있던 협력업체들이 검찰에 얼마나 많은 정보를 제공할 지에 달려 있다. 포스코에서 넘겨주는 일감으로 살아가는 중소기업들이 수사에 협조적으로 나올 지는 미지수다. 통상 계열사 비리의 경우 '충성도'가 떨어지거나 기업에 앙심을 품은 제보자 확보로 성과를 내는 경우도 있는 만큼, 검찰이 수사 범위를 폭넓게 확대해 단서를 최대한 끌어모을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법무부는 지난 1일자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7명의 검사를 보강하며 하반기 수사를 대비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기업비리에 초점을 맞췄던 전반기 수사는 포스코 그룹 사건을 마무리 짓는 선에서 그치고, 하반기 수사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직자 비리 척결에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내년 검찰 총장 인선을 앞두고 검찰 수뇌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하반기 검찰발 사정이 어느 때보다 강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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