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투데이] 프란치스코 교황 방미 앞두고 미국서 논쟁 가열

입력 2015-09-10 14:44 수정 2015-09-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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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성향에 동성애, 무신론자 관용 겹쳐 보수층 반발불법이민 규제, 부 편중 등 이슈, 미대선에도 영향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8th Avenue) 빌딩에 설치된 프란치스코 교황 방미 기념 벽화.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8th Avenue) 빌딩에 설치된 프란치스코 교황 방미 기념 벽화.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8th Avenue) 빌딩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상한 모습을 담은 55m 높이의 초대형 벽화가 등장했다.

교황의 역사적인 미국 방문을 뉴요커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다. 미국인의 3분의2가 교황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다는 여론조사를 반영하듯, 교황의 방미에 대한 기대도 한껏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초대형 벽화 바로 몇 블록 옆에 본사가 있는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교황이 미국을 78년간이나 피하다가 방문한다(Pope Francis is coming to America after avoiding it for 78 years)’는 제목의 비판적인 칼럼을 실었다.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도 보수적인 미국의 레이몬드 벌크 추기경을 좌천시킨 점을 부각시키면서 교황의 진보적 성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교황의 미국 방문이 22일로 다가오면서 환영의 분위기와 함께 종교적, 사회적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16년 미국 대선에 공화당 경선 후보로 출마한 극우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대선과 맞물리면서 정치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황이 천주교 인구 세계 4위인 미국을 이제서야 처음으로 방문하는 것은 미국에 대한 개인적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으로 주요 언론들은 보고 있다.

경제적, 군사적 초강국으로 세계의 중심임을 자부하고 있는 미국이 늘 약자편인 교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

교황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야만적 자본주의(savage capitalism)는 이익만 최우선시해, 베푸는 것도 이득을 보기 위해서고 인간성을 배려하지 않으며 착취하는 논리를 가르친다”며 자본주의의 선봉인 미국과는 다른 성향을 보였다. 아르헨티나 대주교를 역임했던 교황은 미국이 냉전시대에 중남미 독재자를 지원했고, 과소비로 지구온난화를 야기하고 있으며 굶주림과 폭력을 피해 국경을 넘는 이민자를 봉쇄하는 점 등에 대해

젊은 시절 가졌던 부정적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교황 취임 후 15번째 방문국으로 밀려났다고 언론들은 풀이하고 있다.

교황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개인 성향에서 교리로 이어지고 있다. 벌크 추기경은 동성결혼, 이혼, 낙태 등에 대해 관용적인 교황의 언행은 교리에 어긋난다며 공공연히 반론을 제기하면서 보수주의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미사 때 이혼자와 재혼자에게 영성체를 허용하는 방침을 놓고 반대 캠페인을 본격화하고 있다. “무신론자도 착하게 살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 “소외와 불평등의 경제를 거부하라”는 교황 발언이 기독교와 자본주의에 이념의 뿌리를 둔 미국으로서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교황의 개혁적인 행보에 대한 비판과 반발은 찻잔 속의 폭풍에 불과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중남미계 미국인들이 최초의 중남미 출신 교황을 열렬히 환영하고 있는 것을 비롯, 교황에 대한 미국인들의 호감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월 기준으로 미국의 천주교 신자는 전체 인구의 22%인 6820만 명. 이 가운데 38%는 중남미계로 조사됐다.

이민 유입과 다출산으로 중남미계 미국인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천주교의 영향력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중남미계 불법 이민자에 대한 극단적인 발언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트럼프 후보의 돌풍이 이번 교황 방미를 계기로 잠잠해지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주요 도시 인형가게에서 트럼프 후보와 프란시스 교황의 인형이 나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볼 때 트럼프 돌풍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전망이다.

22일 메릴랜드 주 앤드류기지에 도착해서 워싱턴DC, 뉴욕, 필라델피아로 이어지는 6일간의 교황 방문이 미국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음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미 주요 일정이다.

□22일(화) : 앤드류 기지 도착 및 주미교황청대사관 방문

□23일(수)

△ 오전 9시 15분 : 백악관 환영식 참석 및 오바마 대통령 면담

△ 오전 11시 30분 : 성매튜대성당 기도회 참석

△ 오후 4시 15분 : 성모국립대성당 시성식 미사 집전

□24일(목)

△ 오전 9시 20분 : 미의회 양원합동회의 연설

△ 오전 11시 15분 : 성패트릭교회 및 천주교 자선단체 방문

△ 오후 5시 : 뉴욕 JFK국제공항 도착

△ 오후 6시 45분 : 성패트릭대성당 저녁 기도회 참석

□ 25일(금)

△ 오전 8시 30분 : UN 세계지도자들과의 회담

△ 오전 11시 30분 : 9.11 국립기념박물관 다종교 행사 참석

△ 오후 4시 : 동할렘 아워 레이디 퀸 초등학교 방문

△ 오후 5시 : 센트럴파크 방문

△ 오후 6시 : 매디슨 스퀘어 가든 미사 집전

□26일(토)

△ 오전 10시 30분 : 필라델피아 성피터앤파울 대성당 미사 집전

△ 오후 4시 45분 : 미국 독립기념관 연설

△ 오후 7시 30분 : 벤자민 프랭클린 파크웨이 가족페스티발 참석

□27일(일)

△ 오전 9시 15분 : 성찰스 보로메오 신학대학 세계 주교 모임 참석

△ 오전 11시 : 쿠란-프롬홀드 교도소 방문

△ 오후 4시 : 세계천주교가족대회 가두행진 및 폐회 미사 집전

△ 오후 7시 : 세계천주교가족대회 관계자 모임 참석 후 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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