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첫삽, 상권모델링

입력 2007-03-08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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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분석을 흔히들 프랜차이즈나 자영업자등 소위 점포창업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실제로 상권분석은 음식업은 기본이고 백화점 아웃렛 등과 같은 유통업, 은행 자동차판매 등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소비자가 있는 거의 모든 업종에서 상권분석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 가운데서 가장 빈번하고 필수로 해야 하는 업태가 바로 프랜차이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업체의 상권에 대한 마인드는 실로 초보 수준이며 게다가 직감에 의존하는 지극히 원시적이고 비과학적이다. 단지 가맹계약 수익을 얻기 위해 자사 브랜드에 억지로 짜 맞추는 그야말로 억지분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에 외자(外資) 프랜차이즈, 그 가운데 특히 패스트푸드나 패밀리레스토랑의 경우는 런칭(launching)전에 충분한 상권분석을 통해 모델링을 하고 우리나라에 몇 개의 가맹점이 들어가야 적정한지에 대한 분석을 마친 후 가맹점 모집에 착수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상권범위로 인한 분쟁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상권분석에서 가장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상권모델링이다. 상권모델링이란 점포를 어느 한 지점에 출점하기 위해서 상권의 범위를 설계하는 작업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 가운데는 상권의 범위를 무조건 반경 500m로 설정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그러나 업종이나 상품에 따라서 상권은 너무나 많은 종속변수가 있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예단할 수 없다.

따라서 상권모델링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변수들을 종합분석해서 설정해야 한다. 물론 업종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이론으로 접근해 보고자 한다.

1. 상품특성 분석

상권모델링을 위한 첫 단계는 팔고자 하는 상품이 무엇이며 이들의 특성은 어떠한지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필요하다. 수입 상품인지 신토불이 상품인지, 주메뉴와 부메뉴에 따른 단가수준, 동업종 경쟁상품과의 차별화 여부, 대중적인 인지도, 토픽상품인지 아니면 트렌드상품인지, 레드오션인지 블루오션 상품인지, 상품이나 브랜드 컨셉은 어떠한지 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같은 병원이라 할지라도 이비인후과나 산부인과는 치과나 성형외과와 상품의 특성이 다르다. 서비스 가격도 차이가 나고 입지조건도 상당히 다르며 상권반경도 차이가 많다. 전자의 경우는 젊은 주부들이 급하면 달려갈 수 있을 정도의 근거리에 위치해야 하는 반면에 후자는 목적형 서비스이므로 차로 이동해도 무방한 업종이다.

같은 치킨이라 할지라도 배달치킨인 BBQ는 근린형 상권을, 주류와 함께 파는 오마이치킨은 지역형상권 위주의 모델링이 필요하며, 같은 생맥주전문점이라도 쪼끼쪼끼는 근린형상권, 비어캐빈은 광역형 상권이 적합하다. 이와 같이 상품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동업종간 포지셔닝이나 상권모델링이 가능하다.

2. 타겟팅(Targeting)

상품특성에 대한 분석이 끝나면 이러한 상품을 주로 소비할 대상고객에 대한 분할작업이 필요하다. 주 소비자가 거주자인지 통행인(passerby)인지, 소비계층의 연령구간, 객단가 수준, 가구당 소득수준, 시간대별 고객비율 외 여러 유관 데이터를 통해 타겟팅을 해야 한다.

일례로 신촌상권은 연대, 서강대, 이대 등 서부지역 대학생과 20대가 주로 이용하는 상권이지만 연대정문에서 현대백화점 방향의 우측상권과 신촌역방향의 좌측상권은 확연히 다르다. 우측은 80%이상이 대학생들이어서 객단가가 높으면 아무리 맛있어도 망해 나가지만 좌측상권은 맛과 서비스에 따라 비교적 높은 객단가에도 활황을 누리고 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상권은 삼겹살이 1인분(200g)에 3,500원 이상을 넘으면 안 되지만 신촌역 방향 먹자골목은 8,500원도 거뜬히 소화한다.

대학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대병원 쪽은 초저가 위주지만 마로니에 공원 방향은 중고가도 잘되기 때문에 권리금도 상당히 차이가 난다. 홍대상권 역시 홍대앞 우측상권은 저가위주라면 좌측 합정동 방향 상권은 비교적 비싸지만 그래도 잘된다. 이렇듯 언뜻 보기에 한 상권이라도 주고객이 어느 계층이냐에 따라 객단가나 차이가 많다. 언급한 세 상권 중에서 다소 고가(高價)라도 잘되는 이유는 대학생보다 일반인의 비율이 높은 지역 들이어서 그렇다.

타겟팅에서는 이외에도 주거특성, 자동차보유대수, 소비특성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데이터가 필요하다. 어떠한 데이터를 적용하느냐는 업종과 지역특성, 상품특성, 브랜드 인지도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통계청 홈페이지나 착착상권분석(www.businessun.com)을 잘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

3. 표준상권 모델

가끔 프랜차이즈 가맹점 모집광고에서 대로변 상권, 배후지에 3천세대 이상, 실평수 10평이상 등의 모집기준을 볼 수 있다. 표준상권 모델이란 바로 이러한 모집규정을 말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광고내용만으로 표준상권을 디자인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산술적인 데이터 외에도 주변임대시세분석, 동 업종분포도 시너지업종 분포도, 경쟁점포와의 거리, 경쟁점 매출현황, 브랜드파워에 따른 경쟁력지수 등 취급상품과 관련된 변인들을 종합하여 평가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 그림 1. 업종별 상권모델링 데이터 예시 >

평가모델은 A, B, C의 세 등급으로 구분하면 편리하며 각각 3. 2, 1점씩 부여하는 것이 좋다. 각 평가척도별로 가중치를 부여하여 가중평균으로 환산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이처럼 자사 고유의 평가모델이 개발되면 해당 상권의 데이터를 입력하여 적합성 여부를 쉽게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평가모델은 전문지식이 없이 임의적으로 만든다면 자칫 계약 후 크게 문제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가맹점 데이터를 마이닝(mining)할만한 수준의 상권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아 설계하는 것이 좋다.

4. 셀링(Celling) 및 매핑(Mapping)

상품특성 분석과 타겟팅을 통해 표준상권 모델이 나오면 그 모델을 기준으로 상권세분화 작업과 매핑이 필요하다. 필자는 10m2별로 셀을 나눠서 셀 내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상권영역을 그리지만 일반인들은 그러한 분석 솔루션을 접하기 어렵기 때문에 동별 데이터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

동별 데이터는 타겟팅 분석에서 치명적인 오류 데이터로 작용할 수 있으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는 한 오픈 정보인 통계청 데이터를 활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점은 감수해야 한다. 셀링단계가 끝나면 마지막으로 매핑작업을 해야 한다.

매핑(Mapping)은 쉽게 얘기하면 언급한 순서에 의해 마련된 산출물로 주제도를 그리는 일, 즉 지도에 표시하는 작업을 말한다. 지도에 표시하는 주된 내용은 상권영역, 인근가맹점과의 거리, 경쟁점포와의 거리, 임점 추천입지 등을 표시하면 완벽하다.

이상과 같은 방법으로 상권 모델링을 설계한다면 감각적이고 반복적인 분석업무를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체라면 상기 모델링에 추가하여 영업중인 기존 가맹점과 출점이 가능한 상권을 <그림3>과 같이 표시해 주면 더욱 정확하고 신속한 상담이 가능할 것이다.

< 그림 3>지역별 추천상권 예시(강서지역)

이형석(leebangin@gmail.com)

한국사업정보개발원장

비즈니스유엔 대표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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