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영리해진 소비 시대의 ‘New Product’이란

입력 2015-08-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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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선 브랜드 인큐베이팅 그룹 ㈜커뮤즈파트너스 대표이사

IoT(the Internet of Things), 일명 사물인터넷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모은 후 인터넷을 통해 작동 여부를 제어하는 장치다. VC(Venture Capital) 회사들이 돈을 싸들고 다닐 정도로 최근 떠오르는 이 사물인터넷 시장은 과연 새로운 시장일까? 아닐까?

유통을 목적으로 어떤 제품을 소싱(Sourcing)하려고 할 때, 당신은 그 제품의 무엇을 먼저 보는가? 제품의 공급가인가, 아니면 제품의 판매가인가? 회사의 이윤을 생각할 수도 있고, 대표의 취향이 반영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이 제품이라면 기존 시장을 세분화해 진입한 후 훗날 해당 카테고리를 확장시키기에도 여전히 충분한가’여야 한다.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 기존 시장에 세분화된 콘셉트(Concept)를 갖고 진입한 후 장기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어야 해당 카테고리의 선도자가 되는 것이다. 선도자는 더 이상 ‘New’가 아니다. 소비자가 해석하고자 할 때 그 시점에 새로울 수 있다면 그 제품은 소비자의 인식 내에 ‘새로운 해석(Reinterpretation)’을 통해 또 다른 ‘New’가 되는 것이다.

판매가격을 산정할 때도 단순히 제품 공정에 따른 원가비용에 준거하지 않는다. 제품이 어떤 타깃에게 소구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그 타깃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연구한다. 뿐만 아니라 그 타깃들에게 좋다, 나쁘다 등 내 주변인의 의견에 대해 조사하고, 구매자 스스로가 확신을 가지고 주변인들을 설득시킬 수 있도록 시나리오에 따른 학습자료를 제공한다. 물론, 학습자료라고 해서 딱히 매뉴얼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시중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언론기사, 방송 자료화면, 전문의 추천, 원리에 대한 동영상, 파워블로거의 사용기 등이 다 이에 포함된다. 소비자는 누구에게라도 뒤처지는 것을 원치 않고 자신의 판단이 신중했음을 인정받고 싶어한다. 구매 전의 커뮤니케이션보다 구매 후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더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소싱한 제품이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으로 비춰지려면 코어 타깃에 대한 명확한 포커싱이 필수다. 코어 타깃에게서 얼마만큼 만족을 끌어내느냐에 따라 이후의 마케팅 스텝의 폭이 결정된다. 그래서 광고 분야에서는 ‘코어 타깃’과 코어 타깃의 일거수 일투족을 분석한 후 만족도나 활용도에 따라 덩달아 움직이는 ‘트레일러(Trailer) 타깃’으로 분류한다. 대부분의 일반인은 얼리어답터가 아니고, 누군가에게 코어 타깃으로 쉽사리 인정받지도 못한다. 누구라도 트레일러 타깃의 관음증을 맛보고 싶어한다. 제대로된 타깃 기획과 제품의 특성이 맞아떨어졌을 때 비로소 소비자는 그 시장을 재해석함으로써 ‘New’로 인식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당신을 예의주시하던 소위 미투(Me-too) 전문가들을 염두에 두었던가? 필자가 아는 많은 마케팅 전문가, 유통 전문가들이 짝퉁 업체의 저가 공세에 맥없이 쓰러져 갔다. 신규 카테고리가 생성되면 미투 제품은 반드시 창궐한다. 아니, 미투 제품이 창궐해야만 비로소 새로운 해석을 통해 카테고리가 형성된다고 말할 정도다. 시장을 재해석하는 동안 미투 제품에 대한 마케팅적 견제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선점만으로 시장에서 1위가 될 것이라는 꿈은 접어라. 중국의 샤오미가 짝퉁으로 시작했지만 이젠 더 이상 짝퉁 기업이 아닌 것처럼 짝퉁도 하나의 사업모델로 체계화되고 있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2위, 3위로 떠오를 가상의 동종업체를 대상으로 반드시 진입장벽를 쌓아 나가야 한다. 소비자와 미투 기업이 필드 마케터보다 더 영리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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