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켠 소비심리] 부동산서 시작된 온기, 유통가 확산…“본격 반등 아직”

입력 2015-05-13 10:42 수정 2015-05-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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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거래 늘며 백색가전·가구 등 매출 증가…세월호 여파 따른 기저효과 “확신 못해”

1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가구 매장.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소파와 식탁, 주방 시스템 가구 등을 사려는 10여명의 사람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날 만난 주부 김보경씨는 “이달 중순 이사에 앞서 새집을 꾸밀 가구를 사러 나왔다”며 “목돈이 들어가긴 하지만 큰 무리가 되지 않을 것 같아 결정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던 가구 매장 직원은 “부동산 회복세를 타고 지난 4월 매장 매출이 25%가량 부쩍 뛰었다”며 “이달 들어서는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주택거래량은 4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백색 가전과 가구, 자동차, 패션 등 내구재와 소비재 판매가 늘어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조짐이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심리 개선… 지갑 조금씩 열린다= 유통가에서는 남성 정장 등 패션 매출이 오랜만에 증가했다며 이를 경기 회복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분기부터 나타났던 경기 개선 흐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소비심리 개선의 조짐은 먼저 대형할인점에서 감지된다. 이마트의 4월 패션 부문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늘었다. 2011년 42개월간 계속된 마이너스에 행진에 마침표를 찍고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경기 회복의 잣대로 삼는 남성 정장과 정장 구두 매출이 각각 5.8%, 19.1% 늘어나면서 지긋지긋한 내수 불황이 끝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패션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이마트의 4월 전체 총매출액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4% 증가했다. 분기별로 따지면 지난 1분기에는 1.1%(기존점 기준)의 매출 신장을 기록해 2012년 1분기 이후 13분기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백화점도 실적 기지개를 켜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4월 전체 매출은 기존 점포 기준 4.8%, 전체 점포로는 12.3% 각각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4.2%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1.9%의 신장을 기록했다.

자동차 판매도 늘었다. 지난달 내수시장 판매는 15만2834대로 작년 같은 달보다 3.4% 늘었다.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도 15.3% 증가했고, 휘발유·경유 판매량도 8.7% 늘었다.

소비 현황을 나타내는 실질적인 실물 지표 대부분이 내수 회복을 예상케 하고 있는 것. 최근 한국은행은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전월 대비 3포인트 오른 ‘104’로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낙관은 아직 일러… 기저 효과일 수도= 물론, 단순 지표만 놓고 본격적인 반등으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시각도 많다. 작년 1~2분기 세월호 사고 여파에 따른 기저 효과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소비심리가 완전히 되살아났다고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정부 전망도 아직은 조심스럽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 11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미약하지만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는 추세지만, 회복세가 확고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 흐름을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 강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기자들과 만나 “2분기 경기 흐름이 앞으로의 흐름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해 본격적인 반등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수출도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통관 기준)은 작년 4월 대비 8.1% 줄었다. 전문가들은 수출 호조에 따른 내수 경기 진작, 즉 낙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회복과 선진국 경제 호조가 곧장 국내 내수 시장 활황으로 이어지는 공식이 깨져 향후 경기 흐름을 예측하기 더 힘들어졌다는 의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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