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취임 50주년 버크셔 주총] ①85세 괴짜 노인 만나러 4만명 오마하로...미국 시골동네 떠들썩

입력 2015-05-04 13:35 수정 2015-05-0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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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들이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연례 주주총회장을 지나다니고 있다. 올해는 워런 버핏 회장이 회사를 인수한 지 5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인 4만 명 이상이 참석했다. 사진=블룸버그

·같은 콜라여도 펩시가 아닌 코카콜라만 마신다.

·포드자동차의 주식을 갖고 있으면서 정작 자가용은 제너럴모터스(GM)의 캐딜락이다.

·투자의 대가임에도 세계 금융의 중심 월스트리트가 아닌 미국 지방도시에 틀어박혀 있다.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자이면서 50년 전에 산 고택에 살고 있다.

·소문난 구두쇠가 첫사랑에게 줄 약혼반지를 사는 데엔 전 재산의 6%를 썼다.

·콜라 아이스크림 초콜릿 같은 정크푸드도 그가 좋다고 하면 건강보양식으로 보인다.

‘오마하의 현인’, ‘가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이야기다.

올해로 85세를 맞는 이 괴짜 노인을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지난 주말(1~3일) 미국 중서부의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가 들썩였다.

이 작은 도시의 인구는 43만 명이지만 매년 5월 첫째 주말이 가까워지면 인구는 10% 가량 늘어난다. 오마하가 낳은 세계적인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버크셔의 1981년 연례 주총에 참석한 주주는 겨우 12명이었다. 그러던 것이 해마다 증가해 1997년에는 1만 명에 이르렀다. 회사의 규모가 커질수록 주주도 계속 증가했다.

올해는 버핏이 작은 방직회사이던 버크셔를 인수한 지 50주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인 만큼 열기는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참가자는 역대 최대인 4만 명에 이르렀다. 주총이 열리는 센트리링크센터는 한국에서부터 스웨덴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53개국에서 찾아온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게 중에는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두 사람의 투자 철학을 배우기 위해, 어떤 이는 버크셔의 주총 열기를 체험하기 위해, 어떤 이는 자녀에게 좋은 경험을 시키기 위해 각각 다양한 이유로 행사장을 찾았다.

미국 코넬대학에 재학 중인 이동훈 씨는 오마하공항에서 만난 호주인 모셰 워킬 씨와 택시를 대절해 주총 장소까지 왔다고 한다. 버크셔의 주주는 아니지만 버핏의 철학을 배우고 저명한 투자자들을 만나고 싶어서 왔다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평소 농구경기장으로 사용되는 센트리링크센터는 대규모 콘서트에도 사용되는데 ‘자본주의자들의 우드스탁(woodstock of capitalists)’, ‘워런 버핏의 단독 콘서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흥행은 대성공이다.

오마하에 있어서 버크셔의 주총은 대학 야구 대회인 대학 월드 시리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연중 이벤트다. 지역 상인들에게는 축제이자 대목인 셈이다.

버크셔는 올해 주총에 대규모 숙박 장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글로벌 숙박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와 제휴를 맺었다.

버크셔의 주총이 열리는 주말에는 호텔 숙박 요금이 평소의 2~3배로 뛴다. 오마하 컨벤션 앤 비지터 뷰로에 따르면 호텔 가동률은 연평균 약 59%이지만 버크셔의 주총 전후 2일에는 가동률이 96%까지 뛴다. 오마하의 호텔 객실 수는 약 1만3850실이다.

그동안 주총에 참석하는 주주들은 부족한 숙박 시설과 과도한 숙박비 때문에 버크셔 측에 불만을 토로해왔다. 이에 회사 측도 주주들의 불만을 좌시할 수 만은 없었던 것.

버크셔의 주총 기간에는 지역 쇼핑몰과 서점에 버핏이나 버크셔와 관련된 코너가 따로 마련되며, 레스토랑은 예약이 불가능할 정도다. 특히 버핏의 단골집인 ‘고랏츠 스테이크 하우스(Gorat’s Steak House)’는 대기 행렬이 이어지며 주말에만 700kg 가까운 스테이크가 팔릴 정도.

버핏의 자택도 여느 관광지 못지 않다. 세계적인 자산가의 집으로 보이지 않는 그의 집 앞에는 삼삼오오 사람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는다. 그의 집 뜰에는 나무가 우거져 있지만 대문도 없고 담장도 없어 버핏의 소탈하고 개방적인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집은 1958년 그가 3만2000 달러에 구입했다고 알려졌으나 현재는 70만~80만 달러를 호가한다고 한다.

올해 버크셔의 주주총회는 할리우드 배우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1967년작 ‘졸업(The Graduate)’을 코믹하게 재연하는 것으로 막을 열었다.

버핏의 젊은 시절을 연상시키는 영화 속 가상의 인물은 버크셔해서웨이 산하의 자동차보험사 게이코(GEICO)에서 근무하는 사원으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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