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블루오션’ 중동을 다시 보자

입력 2015-04-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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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권태균 전 아랍에미리트(UAE) 대사를 초청해 중동시장에 대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우리 농식품의 중동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 중동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잘 알다시피 이슬람교도들은 율법으로 인정된 것, 즉 할랄(halal) 식품만 먹는다.

중동, 이슬람, 아랍 등 다양한 단어가 중동으로 혼용된다. 중동(中東), 즉 Middle East는 지역 개념이다. 중동 지역은 원래 우리나라와 일본이 속한 극동지역(Far East), 그리고 메소포타미아 등 유럽과 가까운 근동지역(Near East) 사이를 뜻한다. 아랍(Arab)은 민족적이고 종교적 개념이다. 아랍연맹 소속 22개 국가가 이에 속한다. 이슬람(Islam)은 종교적 개념이며 중동, 중앙아시아, 동남아, 아프리카 등 57개국이 이에 속한다. 최근에는 유럽의 시각에서 탈피해 객관적으로 중동을 재조명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중동은 우리와 지리적으로 멀다. 문화나 종교, 정서적으로도 거리가 먼 곳이다. 식문화도 차이가 많다. 중동지역은 고온다습한 기후에 사막지대가 많아 농업이 발달하기 어렵다. 농산물은 밀, 올리브, 대추야자 등에 국한돼 소비되는 식품의 90% 정도를 유럽, 아프리카 등 해외에서 수입한다. 외식 식당은 대부분 서구화돼 있다.

이슬람권 식품시장 규모는 1조 달러 이상이며 세계 전체 식품시장의 약 18%를 차지한다. 무슬림은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1인 17억명에 달하며 구매력도 커지고 있어 향후 이슬람권 식품시장의 성장가능성은 매우 높다.

지난해 알로에 음료, 어포 스낵, 홍삼, 담배, 녹차 등 우리 식품의 이슬람권 수출액은 약 7억 달러다. 무슬림은 할랄 인증식품만 먹지만, 외국인을 위해 일부 비할랄 음식도 허용된다. 할랄 인증과정은 매우 까다롭고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할랄 인증기관은 전 세계에 300여개나 되고, 국가별로 인증요건도 다르다. 인증받기 위해서는 이슬람권 현지 기관의 실사도 거쳐야 한다. aT는 할랄 식품을 유망 시장으로 보고 체계적인 준비를 해 왔다. 한국이슬람중앙회(KMF)와 협력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13년 7월 말레이시아의 자킴(JAKIM)과 한국할랄이 동등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 할랄 인증이 가능해짐으로써 중소 식품업체들의 시간과 비용이 크게 절감됐다. 앞으로도 우리 농식품의 중동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컨설팅, 전문가 초청 세미나, UAE 지사 설립 등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할랄뿐만 아니라 유대교의 ‘코셔(Kosher)’ 인증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코셔는 유대교의 613가지 율법에 따라 가공·처리된 식품으로 할랄보다 더 복잡하고 엄격하다. 이슬람교도들은 코셔식품을 먹지만 유대교도들은 할랄 식품을 먹지 못한다. 영국에서는 유통되는 식품 중 40%가 코셔제품일 정도로 시장점유율이 커지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코셔 인증을 받은 식품이 많지 않아 적극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1970년대 ‘중동붐’을 재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대(對)중동 건설 수출로 우리 경제가 도약했듯이 식품 수출로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자. 할랄, 코셔 등 중동 식품시장이 우리 농식품의 블루오션이다. 최근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미국, 유럽 등에서 종교를 떠나 할랄이나 코셔식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중동 식품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미국, 유럽시장 점유율도 높일 수 있다. ‘제2의 중동붐’으로 농식품 수출 100억 달러 시대를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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