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경제포럼] 해외직구 열풍과 ‘경쟁촉진’을 통한 경제민주화

입력 2014-12-1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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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지난 5일 관세청은 15개 품목에 대한 수입가격을 공개했다. 여성 수영복의 경우 수입가격은 4267원인데, 국내 판매가격은 4만5000원이었다. 수입물량이 가장 많은 향수의 경우 평균 가격은 8308원인데 한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무려 9만1333원이었다. 둘 다 10~11배 가격 차이가 났다. 이들 품목의 평균 수입가에는 운임, 보험료, 관세, 부가가치세 등이 포함된 것이다. 그동안 ‘한국 소비자는 봉’이었음이 입증된 셈이다.

해외 직구 열풍은 반독점 소비자운동

최근 해외직구(직접구매) 열풍이 거세다. 관세청 자료를 기준으로 해외직구의 시장 규모는 2010년 2억7400만 달러에서 2013년 10억4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이용건수를 봐도 2010년 205만 건에서 2013년에는 1115만 건으로 급증했다. 시장규모와 이용건수 모두 약 5배 많아졌다. 해외직구 열풍은 국내 대기업의 ‘독점적 유통구조’에 저항하는 ‘반(反)독점 소비자운동’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소비자들은 시장에서의 ‘구매력’을 통해 대기업 중심의 독점적 유통구조에 대해 ‘아니오’라고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동시에 경쟁촉진형 유통구조에 대한 압박의 의미도 갖고 있다.

‘자유무역을 통한 경쟁촉진’과 유럽의 진보세력

최근 해외직구 열풍을 보며 영국에서 있었던 ‘곡물법 폐지 논쟁’이 생각났다. 1789년 프랑스혁명이 일어난 이후 프랑스는 영국에 대해 대륙봉쇄를 단행했다. 반면 영국은 프랑스의 값싼 농산물 수입을 막기 위해 곡물 수입을 금지시키는 곡물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영국에서 곡물법은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었다. 이후 영국에서 곡물법 폐지는 첨예한 정치적 논쟁이 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곡물법 폐지를 둘러싼 계급적-이념적 대립구도다. 곡물법 유지를 주장한 쪽은 ‘농업’에 토대를 둔 지주와 농민이었다. 그리고 이념적으로는 보수주의였다. 반면, 곡물법 폐지를 주장한 쪽은 ‘산업’에 토대를 둔 산업자본가와 노동자 계급이었다. 이들의 이념적 흐름은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계열이었다. 논란 끝에 곡물법은 1846년 폐지된다. 그래서 경제사(經濟史)는 이 시기를 산업자본가 계급이 지주계급에 대해 ‘정치적으로’ 승리한 분기점으로 간주한다. 이는 동시에 산업자본가와 노동자가 곡물법 폐지 동맹을 통해 당시 ‘기득권’이던 토지귀족에 맞서 자유무역을 관철시켰음을 의미한다. 본래 ‘기득권’ 세력에 맞서는 자유무역은 진보세력의 것이다.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경쟁촉진’을 통한 경제민주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입외제차의 비싼 수리비 문제도 부품에 대한 독점적 유통구조와 긴밀한 관련이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민병두 의원실은 경쟁촉진형 부품시장 조성을 대원칙으로 대체부품을 활성화하는 자동차관리법 등을 대표발의하고 작년 말 통과시켰다. 그리고 대체부품 활성화를 위한 후속법안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하는 경쟁촉진을 통한 경제민주화의 흐름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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