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ㆍ김연아, 대반전으로 끝난 10년 짝사랑 [기업과 스타]

입력 2014-11-03 07:10 수정 2014-11-05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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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김연아에 대한 10년 짝사랑이 대반전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뉴시스)

“잘 생겼다! 잘 생겼다!” 김연아(24)의 우쿨렐레 연주에 가벼운 안무가 곁들여진 SK텔레콤 광대역 LTE-A TV CM송이다. ‘피겨 여왕’의 친근한 이미지와 범국민적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CF라는 평가다. 이보다 이상적인 궁합이 또 있을까. 참 잘 생겼다.

그러나 SK텔레콤과 김연아가 이처럼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내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세월 애틋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SK텔레콤의 김연아를 향한 짝사랑 역사는 200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매년 수천억원의 광고비를 집행하던 SK텔레콤에게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터를 꿈꾸던 어린 김연아가 눈에 들어왔다. 당시 SK텔레콤은 SKT스포츠단을 통한 유망주 집중 발굴 육성이라는 프로젝트가 한창이었다. SKT스포츠단은 야구ㆍ축구ㆍ농구ㆍ핸디볼 외에도 개인 종목 선수들의 후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성공이 보장된 대스타보다 꽃망울을 터트리기 전 될성부른 떡잎을 미리 찾아내 비교적 합리적 예산으로 큰 결실을 맺으려는 전략인 듯하다. 수영 박태환(2007년 7월~2012년 9월), 프로골퍼 박인비(2008년 7월~2010년 12월), 김대섭(2004년 6월~2008년 5월)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SK텔레콤의 김연아를 향한 첫 번째 어프로치는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이 끝난 직후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나이 제한으로 토리노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김연아는 안정된 점프 기술과 탁월한 연기력을 갖춘 만큼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성공이 예견됐다.

이에 SKT스포츠단은 김연아와의 메인 스폰서 계약을 위해 은밀한 협상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연아 주변에는 이미 굴지의 대기업들이 백지수표를 앞세워 협상 테이블에 나선 상황이었다. 결국 SK텔레콤의 김연아를 향한 애틋한 짝사랑은 그렇게 진한 미련만 남긴 채 일단락됐다.

▲김연아의 은퇴로 끝난 줄만 알았던 SK텔레콤과의 인연은 올해 화려한 꽃을 피우며 새 역사를 만들어냈다. (뉴시스)

그리고 8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버렸다. 김연아는 예상보다 더 큰 스타로 성장했다. 세계선수권과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휩쓴 후 각종 CF모델로 활동하면서 스포츠계와 광고계를 동시에 섭렵했다. 반면 SK텔레콤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여주인공 전지현과 광고 계약 후 ‘별그대’ 신드롬을 이어갔다. SK텔레콤과 김연아의 엇갈린 인연은 그렇게 끝을 맺는 듯했다. 그러나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2014 브라질월드컵 기간인 지난 6월 19일을 끝으로 배우 전지현의 SK텔레콤 광고는 모습을 감췄다. 그 대신 우쿨렐레를 든 김연아가 전지현의 공백을 메웠다. 갑작스러운 모델 교체는 적지 않은 충격과 의문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대타 기용은 대성공이었다. 한국광고협회(회장 이순동)가 뽑은 6월의 광고모델로 김연아가 1위에 선정됐고, 최근 브랜드 컨설팅 전문기관인 브랜드38 연구소(소장·박사 박문기)가 발표한 TV 광고 모델 선호도 조사에서도 유재석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등 변함없는 입지를 확인했다.

이후 ‘별그대’의 남녀 주인공 김수현과 전지현은 동북공정 논란이 일었던 중국 생수 광고에 출연하면서 여론이 기울기 시작했다. 마치 모든 것을 예상했다는 듯 시기적으로도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김연아의 은퇴로 끝난 걸로만 생각됐던 SK텔레콤과의 인연은 그렇게 극적인 반전을 연출하며 새 역사를 만들어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SK텔레콤과 김연아의 인연은 한국 스포츠사는 물론 광고사에도 오래도록 기억될 기업과 스타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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