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형근의 거리와 사연들] 방치된 북한산 더파인트리앤스파, 누구 책임일까?

입력 2014-10-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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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국립공원 초입에는 방치된 공사장이 있다.(사진=송형근 기자)

서울 시민의 허파로 불리는 북한산. 수도권 유일의 국립공원이란 메리트 덕에 한 해 방문객 수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2009년에는 한해 방문객이 863만명에 달해 단위면적 탐방객이 가장 많은 국립공원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죠.

자연의 여유로움만을 간직할 것만 같은 북한산. 그러나 최근 북한산은 개발 열기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고도제한, 개발제한이란 규정이 있지만, 많은 관광객이 찾는 만큼 수익성이 막대하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주인공은 우이동 산 14-3번지 일대에 있는 더파인트리앤스파(이하 더파인트리)입니다.

지난 2007년 첫 삽을 뜬 더파인트리는 8만60㎡ 부지에 지하 4층~지상 7층 규모의 건물 14개 동이 지어질 예정이었습니다. 600석 규모의 컨벤션센터와 수영장, 골프연습장 등 부대시설도 말이죠. 초호화 유락시설이 목적으로 330㎡의 콘도는 분양가만 40억원에 책정되기도 했죠.

그러나 현재 이곳은 흉물로 방치돼 있습니다. 지난 2012년 공정률이 46.5%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젠 을씨년스러운 공사장 펜스만 남아있습니다.

▲북한산 국립공원 초입을 따라 공사장 펜스가 둘러쳐져 있다.

발단은 지역민과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서 시작됩니다. 국립공원 앞 초호화스파가 웬 말이냐는 것이죠. 또 고도제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허가된 배경에 특혜의혹을 제기합니다. 이에 지난 2012년 1월 박원순 서울시장도 가세, '사업 인허가에 의혹을 조사하라'며 소송전이 진행됩니다.

그 결과 행정소송 18개월, 감사원 감사 1개월, 검찰수사 6개월, 서울시 특위 15개월 등 수년간 잡음이 일게 됩니다. 조사 결과 일부 시행사 임원의 공금 횡령과 서울시 간부의 알선수재 사실이 드러나긴 했습니다만, '특혜 의혹 없음'으로 결론 납니다.

문제는 이 기간 사업 시행사인 더파인트리는 자금난에 허덕이다 파산에 이르렀다는 것이죠. 그리고 3000억원에 가까운 빚은 온전히 시공사인 쌍용건설이 떠안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빚더미에 시공사도 더 이상의 사업 진행은 힘들게 됩니다. 그리고 지난 2012년 12월 공사는 중단됩니다. 새로운 사업자가 나올 때까지 말이죠. 그 결과, 2년 가까이 공사는 답보상태에 머무릅니다.

국립공원 앞에 대형 유락단지를 만들려는 사업자, 허가해준 서울시, 그리고 지역민들과 시민단체. 누구의 책임일까요.

분명한 건 하나입니다. 수백억원이 투입된 공사가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다는 것과 흉물로 된 공사장이 북한산 국립공원 초입에서 경관을 해치고 있다는 것.

지난 1일 이성희 서울시 의원은 "방치된 더파인트리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며 서울시 지원 하에 공사재개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안이 받아들여진다해도 난제는 여전합니다. 시민단체와 지역민 설득이지요. 그리고 혈세 낭비 지적도 불 보듯 뻔하게 일어날 것이고요.

그렇다고 전면 백지화하기도 골치 아픈 상황입니다. 이미 수십~수백억 원을 들여 지어진 건물을 철거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죠. 더 이상 내버려 둘 수도 없는 더파인트리. 과연 북한산의 흉물이 돼 버린 이 호화콘도는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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