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더] 히라이 소니 CEO의 굴욕, 주주총회서 실적 부진에 사죄

입력 2014-06-1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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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에 오른 이후 850억 엔 순손실…올해에만 500억 엔 추가손실 예상돼

“주주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려서 죄송합니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최고경영자(CEO)가 도쿄에서 열린 소니 주주총회에서 또 한 번의 순손실을 전망하면서 고개를 숙였다고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회사의 전망이 맞는다면 지난 7년새 6번째 순손실을 기록하는 셈이다.

히라이는 이날 적자를 예고한 것에 유감을 표하며 “우리는 (내년 3월 마감하는) 2014 회계연도에 강한 위기의식을 갖고 더는 지체하지 않고 구조조정을 끝낼 수 있도록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회사의 부활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2012년 구원투수로 등판한 히라이는 최근 리더십의 위기를 맞게 됐다. 그가 CEO에 오른 이후 회사는 850억 엔(약 8500억원) 손실을 기록한데다 올해에만 500억 엔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고했기 때문이다.

회생을 위해 그간 히라이는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우선 지난 2년간 1만8000명 규모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지난 2월에는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PC사업부를 매각하고 TV사업부를 분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회사는 여러 사업부문에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소니의 대표제품이었던 카메라와 TV 부문은 삼성전자와 중국의 저가 브랜드에 밀려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 수년째고 총력을 기울였던 스마트폰 사업부도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도 부진을 이유로 투자자로부터 분사압력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나마 지난해 11월에 선보인 차세대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PS4)’이 경쟁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를 크게 따돌리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그룹 전체의 적자폭을 줄이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히라이는 이날 순손실 전망과 함께 장기적인 회사 성장을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약속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리 좋지 못하다. 지난 50년간 회사 주식을 보유한 카네다 츠카사(83)씨는 “히라이 CEO가 올해 안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가능성은 50%밖에 되지 않는다”며 “소니가 처음 설립됐을 당시처럼 획기적인 제품들을 다시 만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히라이가 올해 안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남은 하반기가 그에게 기회이자 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지와라 나오키 신킨자산운용 수석펀드매니저는 “히라이에게 올해는 승리나 패배 둘 중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리더로서 영향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니 1년간 주가 추이. 19일(현지시간) 종가 1705엔.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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