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 때문에 웃고 울고… 골프클럽 ‘엇갈린 운명’

입력 2012-11-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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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페이스 반발계수 제한에 잠자던 고반발 시장 ‘꿈틀’

퍼터의 그립 엔드(끝) 부분을 배나 가슴에 붙여 퍼팅하는 벨리퍼터. 미세한 손 떨림을 억제할 수 있어 짧은 거리 퍼팅에 정확도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벨리퍼터에 대한 공식대회 사용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찬반양론은 팽팽하다. 롱퍼팅 시 거리감이 정교하지 못하고 미세한 손 조작도 쉽지 않아 일반 퍼터 사용 선수에 비해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게 벨리퍼터 사용 선수들의 주장이다. 만약 벨리퍼터 사용 규제가 이루어진다면 최소 2016년까지는 공식 대회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골프용품시장은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석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골프숍 헤드프로는 “전장이 길고 사용이 어려운 벨리퍼터는 아마추어 골퍼 사용률이 크게 떨어지는 만큼 프로들의 전유물”이라며 “만약 규제가 이루어진다면 벨리퍼터는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용품의 룰 개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87년에는 공프공 규격이 직경 42.67㎜, 중량 45.93g, 초기속도 250피트로 정해지면서 지금의 골프공 모습을 갖추게 됐다. 1924년에는 스틸샤프트가 합법화 됐고, 1939년에는 클럽 수가 14개로 제한됐으며, 1973년에는 그라파이트샤프트 사용이 인정됐다.

룰 개정이 클럽시장 뒤흔든 사건도 있었다. 지난 2008년부터 시행된 드라이버 페이스의 반발계수 제한이다. 페이스 반발계수(COR)를 0.830으로 제한, 더 이상 클럽 성능에 의존해 비거리를 늘릴 수 없도록 한 것. 골프장 규격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선수들의 비거리는 매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형 브랜드에서는 페이스 반발력이 0.830을 초과하는 제품은 생산을 멈췄지만, ‘고발발 드라이버’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소 브랜드에서는 틈새시장 공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고반발 드라이버를 생산, 공식 대회 출전 기회가 없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박 프로는 “룰 개정 후에도 고반발 드라이버 매출은 줄지 않고 있다”며 “시니어와 파워가 부족한 골퍼들은 아직도 고반발 드라이버만을 고집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소 브랜드뿐 아니라 프로기아, 마루망, 온오프, 혼마 등 대형 브랜드에서도 고반발 드라이버 출시를 개시했다.

박성준 프로기아 홍보팀장은 “아마추어 골퍼들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지난해부터 고반발 드라이버를 출시했다”며 “앞으로도 공인과 비공인 모델을 함께 선보여 더 많은 골퍼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반발 드라이버 규제에 대한 혼란이 가시기도 전인 2010년에는 아이언과 웨지 페이스에 룰 규제가 이루어졌다. 그루브 모양을 규제함으로써 그린에서의 스핀 성능을 억제, 도구의 힘으로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여력을 없앤 것.

이에 따라 대형 브랜드에서는 비공인 아이언과 웨지 생산을 중단했다. 그러나 이형 페이스와 그루브를 채용한 클럽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 조디아 골프는 CNC밀링을 통해 그루브 사이에 작은 그루브를 더한 모델과 그루브 면적을 최대한 넓힌 모델을 선보였다. 페이스 어디에 맞아도 높은 스핀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된 비공인 모델이다.

김성일 조디아골프 실장은 “드라이버에 고반발이 있다면 웨지에는 ‘고스핀’ 웨지가 있다”며 “룰에 상관없이 엔조이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골프용품의 룰 개정은 클럽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어 룰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은길 골프로드 골프숍 대표는 “최근 들어 룰에 상관없이 자신에 맞는 기능성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며 “룰 변화에 따라 클럽시장에는 또 다른 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 만큼 중소 브랜드로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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