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독재 비참하게 마감한 카다피는 누구인가?

입력 2011-10-20 21:52 수정 2011-10-2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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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장수 국가원수...재스민혁명 8개월만에 고향에서 사망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전 국가원수도 재스민혁명을 피해가지 못했다. 그는 42년간 리비아를 철권통치한 세계 최장수 국가원수였으나 결국 고향인 시르테에서 20일(현지시간)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 카다피가 지난해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블룸버그

세계 최장수 국가원수였던 무아마르 카다피가 그의 고향인 시르테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리비아 시민군에 20일(현지시간) 생포된 직후 심한 부상으로 사망한 카다피는 무려 42년간 자국을 철권통치했던 독재자였다.

세계 최장수 국가원수였던 그였으나 재스민혁명의 바람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그는 리비아에서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지 약 8개월만에 고향 시르테 근처 모래밭에서 굴곡진 일생을 마감했다.

카다피는 1942년 시르테 인근의 한 베두인족 텐트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지리학을 공부하다 군에 투신한 카다피는 아랍민족주의자였던 이집트 전 대통령 가말 압델 나세르를 본받아 자유장교단을 결성했다.

그는 지난 1969년 무혈 쿠데타로 친(親)서방 성향의 왕정을 무너뜨리고 권력을 잡았다.

카다피는 1977년에 사회주의와 이슬람주의, 범아랍주의를 융합한 ‘자마히리야(인민권력)’ 체제를 선포하고 독특한 형태의 ‘인민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며 의회 제도와 헌법을 폐기하고 전제 권력을 휘둘렀다.

카다피가 통치한 지난 40여년간 리비아는 각종 테러는 물론 반미(反美) 무장단체 지원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악명이 높았다.

특히 영국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270명이 탑승한 미국 팬암기 폭파 테러로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았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그를 ‘중동의 미친 개’라고 부르기도 했다.

지난 2003년에는 팬암기 사건 유족들에게 보상을 약속하는가 하면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를 선언하며 서방과 ‘화해 무드’에 돌입했으나 리비아와 국제사회 사이의 갈등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카다피의 넷째 아들 부부가 2008년 스위스의 한 고급호텔에서 가정부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사건을 계기로 스위스와 2년간 외교분쟁을 겪었다.

이듬해인 2009년에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리비아 유전 개발과 관련한 영국 기업의 로비설에 휩싸인 채 팬암기 폭파 사건 피의자를 석방해 미국이 이에 반발하기도 했다.

카다피는 이후에도 서방 국가는 물론, 사우디 아라비아 등 친서방 아랍국가를 비판하며 자신을 아랍권 리더 중의 리더라고 자칭했다.

그러나 카다피도 중동과 북아프카를 휩쓴 재스민 혁명을 피해가지 못했다.

올해 초 리비아 시위대와 시민군이 제2의 도시 벵가지를 중심으로 정권 퇴진을 요구하면서 무력행동에 돌입했다.

카다피 친위부대는 시위가 시작된 지 한달 만에 반군 근거지인 벵가지 인근까지 진격했으나 유혈진압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군(NATO) 등 서구의 개입을 불러일으켰다.

프랑스 전투기가 지난 3월19일 리비아 영공에 진입해 공습을 시작했고 반군은 서구의 지원에 힘입어 마침내 지난 8월 수도인 트리폴리 함락에 성공했다.

이후 카다피는 모습을 감춘 채 수하들을 통해 ‘결사 항전’ 하겠다는 의사만 내보냈다.

그가 리비아에 있는지 외국으로 도주했는지 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이날 오전 리비아 반군국가위원회(NTC) 고위관료의 말을 인용해 카다피가 나토 무인기의 공격을 받고 심한 부상을 입은채 과도정부군에 잡혔으며 결국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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