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는 ‘마이크로바이옴’…정부 8년간 4000억원 투자

입력 2023-04-04 17:10 수정 2023-04-0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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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부·복지부·산업부 등 6개 부처 투자…인체질환 극복 기술개발 사업 준비 중

▲김형철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바이오PD가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신한WAY홀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바이오협회)
▲김형철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바이오PD가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신한WAY홀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바이오협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해 11월 스위스 페링파마슈티컬스가 세계 최초 마이크로바이옴치료제 ‘리바이오타(REBYOTA)를 승인하며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 형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또한, 세레스 테라퓨틱스의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장질환 치료제 ’SER-109’도 곧 FDA로부터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도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향후 8년간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에 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몸 안에 사는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로, 특정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 유전정보 전체나 미생물을 뜻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면역 기능을 조절하고 각종 대사물질을 생성하는데, 암·자가면역질환·우울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바이오협회 주최로 4일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신한WAY홀에서 열린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세미나’에서 김형철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바이오PD는 정부의 투자 계획을 소개했다.

김형철 바이오PD는 “마이크로바이옴 활용분야는 헬스케어, 식음료, 화장품, 농업, 수의학, 항노화 등 다양하다”며 “많은 논문에서 대사질환을 비롯해 감염질환, 뇌질환, 항암, 생리질환, 면역, 호흡기, 피부건강, 노화 등에서 치료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되고 있다. 산업적 활용성도 커지고 있어 전문의약품에서 더 나아가 맞춤형 정밀의료까지 가능하리라 기대한다. 만병통치약이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김 PD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모두 우리나라보다 먼저 마이크로바이옴산업에 대해 준비해왔다”며 “미국은 2004년부터 2020년까지 11억8000만 달러(약 1조5523억 원)을 지원했다. 우리나라는 연 평균 2000억 원대를 지원하고 있다. 부처마다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한 다양한 과제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향후 8년 간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에 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PD는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6개 부처가 ‘인체질환 극복 마이크로바이옴 기술개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생물 뱅크 및 데이터 구축, 전임상 기반 원천기술 개발, 임상 및 제품화 연구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의 선도적 육성을 통해 바이오신산업을 창출하겠다는 비전으로 1조원 규모의 ‘마이크로바이옴 종합 지원사업계획’을 마련했지만, 지원 사업의 범위가 너무 넓다는 지적을 받아 예비타당성 조사의 문턱을 넘지 못한 바 있다.

정부는 마이크로바이옴산업에 대한 지원을 적극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송영진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융합산업과장은 “미국에서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승인되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에서 치료제까지 활용분야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앞으로 작용기전에 대한 연구, 임상전략 수립, 규제 개선 등을 통해 해당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정부는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이 시작단계인 만큼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그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대한 정부 지원이 기초 연구 분야 위주로 진행돼 아쉬웠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광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과장은 “의료분야에 대한 투자는 미흡했다. 인체 질환을 극복하자면서 의료분야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다”며 “병원과 연계된, 질환 중심의 연구가 필요하다. 임상 기반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 ‘병원 기반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개발사업’으로 아직 해결하지 못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돕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기업들도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영국·아일랜드 소재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4D파마(4D Pharma)’가 보유중인 신약 후보물질과 함께 신약후보 발굴 기술 플랫폼 2건을 포함한 특허 등 관련 지식재산권까지 모두 인수할 예정이라 밝혔다. 앞서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제 ‘CJRB-101’ 1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FDA로부터 승인받기도 했다. 이번 신약후보물질 도입으로 CJRB-101을 포함, 각 파이프라인의 상세 데이터 분석 등을 거칠 계획이다.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으로 항암제, 뇌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GEN-001’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함께 병용하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고바이오랩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대사·뇌 질환 중심의 신약을 개발 중이다. 국내 기업들은 다양한 적응증을 대상으로 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올해 2억6980만 달러(약 3549억2000만 원) 수준에서 연평균 31.1%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9년 13억7000만 달러(약 1조8022억 원) 규모까지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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