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오일’ 넘친다...“마이너스 유가 쇼크 임박”

입력 2020-04-02 13:1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WTI 가격 추이. 출처 CNN
▲WTI 가격 추이. 출처 CNN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급감했는데도 산유국들이 증산에 속도를 내면서 갈 곳 없는 ‘홈리스 원유’가 넘쳐나고 있다. 이에 유가가 마이너스(-)대로 떨어져 업자가 되레 돈을 주고 기름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글로벌 원유 수용 능력이 한계에 도달하는 시점이 머지않았다. 국제유가가 18년 만의 최저치로 곤두박질 친 상황에서도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을 멈추지 않아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8%(0.17달러) 내린 20.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19.90달러까지 떨어지며 20달러 선을 내주기도 했다. 올 1분기 WTI 가격은 66%나 빠졌다.

JBC는 “현재 전례 없는 공급 과잉에 육상 및 해상 모두 저장 공간이 급격히 소진되고 있다”면서 “4월에 갈 곳이 없는 ‘홈리스 오일’이 하루 600만 배럴에 이르고, 5월이면 700만 배럴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저장시설, 정제시설, 파이프라인, 터미널, 수송선 모두 저장 능력을 초과할 것”이라면서 “1998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전 세계에 약 10억 배럴의 예비저장 능력이 있지만, 현재 공급 속도가 운송 네트워크를 추월해 상당 부분은 그곳에 도달조차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홈리스 오일’이 넘쳐나면서 원유 가격이 제로(0)를 넘어 마이너스(-)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유 저장 공간 부족으로 정유사들이 돈을 주고 원유를 팔아야 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미 원유 생산업체들이 생산 중단 및 시설 폐쇄 비용을 고려해 ‘제 살 깎아 먹기’ 운영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주 블룸버그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와이오밍산 원유는 최근 배럴당 마이너스(-)19센트에 거래됐다.

원유 시장에 대한 잿빛 전망이 가득한데도 산유국들은 증산 경쟁에 여념이 없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산유량을 대폭 늘려 러시아와의 점유율 싸움을 지속할 방침이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전날부터 전체 산유량을 사상 최대치인 하루 1230만 배럴로 끌어올렸다. 이는 2월 970만 배럴보다 27% 많은 규모다.

미국 원유 생산량도 역대 최대치에 근접하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주 원유생산은 하루 평균 1300만 배럴로 집계됐다. 미국 경제가 ‘셧다운’ 되면서 휘발유 수요가 하루 880만 배럴에서 670만 배럴로 감소했음에도 생산을 줄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미국의 원유재고는 지난주 약 1380만 배럴 늘었다. 450만 배럴 증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국제유가 급락 후폭풍으로 미 셰일업계의 줄도산이 예고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적으로 석유산업이 파괴됐다”며 “이는 러시아와 사우디 모두에게 안 좋은 일”이라면서 “최근 러시아와 사우디 지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이들 두 나라가 수일 내로 유가 전쟁을 끝내는 데 합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진화 노력에도 글로벌 원유 수요 급감에다가 산유국들의 잇단 증산으로 수요·공급 모두 유가를 압박하면서 원유시장은 ‘시계제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또 담배…근무 중 자리 비움 몇 분까지 이해 가능한가요 [데이터클립]
  • 일본은행, 엔저에도 금리 동결…엔ㆍ달러 156엔 돌파
  • 2024 호텔 망고빙수 가격 총 정리 [그래픽 스토리]
  • 민희진 "하이브, 사람 이렇게 담그는구나…날 살린 건 뉴진스"
  • 연이은 악수에 '와르르' 무너진 황선홍호…정몽규 4선 연임 '빨간불'
  • [컬처콕] "뉴진스 아류" 저격 받은 아일릿, 낯 뜨거운 실력에도 차트 뚫은 이유
  • 하이브, '집안 싸움'에 주가 5% 급락…시총 4000억원 추가 증발
  • "KB금융, 홍콩 ELS 보상 비용 8630억…비용 제외 시 호실적"
  • 오늘의 상승종목

  • 04.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109,000
    • -1.28%
    • 이더리움
    • 4,539,000
    • +0.62%
    • 비트코인 캐시
    • 684,500
    • -1.23%
    • 리플
    • 744
    • -1.06%
    • 솔라나
    • 199,800
    • -3.2%
    • 에이다
    • 663
    • -1.92%
    • 이오스
    • 1,177
    • +0.68%
    • 트론
    • 173
    • +1.17%
    • 스텔라루멘
    • 164
    • +0.61%
    • 비트코인에스브이
    • 94,400
    • -0.37%
    • 체인링크
    • 20,370
    • -2.95%
    • 샌드박스
    • 650
    • -1.3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