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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마약(통화완화) 달라는 금융시장

입력 2020-03-11 18:34

김남현 자본금융 전문기자

“마약 사줘”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휩쓸고,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등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연교(조여정 분)와 그의 남편인 박동익 사장(이선균 분)이 거실 쇼파에서 벌인 베드신 중 연교가 박 사장에게 건넨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발과 전 세계 확산이라는 소위 팬데믹(pandemic) 우려로 미국 연준(Fed)은 3일(현지시간) 임시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나 인하했다. 이 같은 전격적인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 8일 이후 처음이다.

반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연준 금리인하 이후 더 혼탁해지는 분위기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등 뉴욕 3대 증시는 하루 새 8% 가까운 급락장에서 5%에 육박하는 급등장을 연출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여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가 0.56%대까지 추락해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던 미국채 10년물은 0.80% 선까지 급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빅스)지수는 9일(현지시간) 54.46까지 치솟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20일(56.65) 이후 11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혼돈은 코로나19가 이탈리아와 독일 등 유럽은 물론 미국까지 확산한 데다, 세계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으로 불리는 소위 OPEC+(OPEC 플러스)에서 감산 합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추락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냉온탕을 오가는 불안감이 계속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또 한번 중앙은행만 쳐다보고 있다. 추가 완화카드를 내놓으라는 아우성이다. 당장 다음 주로 예정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50bp 더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종국에는 연준이 제로금리까지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후 추가로 양적완화(QE)까지 단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도 매한가지다. 글로벌 금융시장 출렁임에 연동해 주식과 채권, 환율 모두 급등락세다. 9일 경우만 보더라도 코스피는 4.19% 폭락해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8.4bp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11.9원(1.00%) 급등해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역시 불안감이 계속되면서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한국은행에 목을 매는 분위기다. 다음 달 9일로 예정된 기준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까지 기다리지 않고, 중간에 임시 금통위를 열어서라도 한은이 전격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 소식에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뿐만 아니라, 출처 모를 괴소문까지 흉흉하다. 실제, 4일 예정에 없던 이주열 한은 총재 주재 긴급 간부회의가 열리고, 이 간부회의 결과 발표가 오전에서 오후로, 또 장 마감 후로 미뤄지면서 소문은 당장 당일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확대 재생산됐다. 10일 아침에도 이 총재 주재 간부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채권시장은 또 이 같은 기대감을 키웠다. 11일 또한 뜬금없이 12일로 예정된 기타 정기 금통위가 임시 금통위로 바뀌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은행으로서도 뭔가 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연준 스스로도 금리인하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것도 아니고 (경제) 공급사슬을 회복시키는 것도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참가자들은 예상밖 인하에 추가 인하 기대감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미국이나 국내나 채권금리 수준은 이미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고도 남는 수준에 와 있다.

결국, 연준의 이번 긴급 인하를 두고 되레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중이다. 한은 일부 금통위원들도 이번 연준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와 양적완화를 통한 유동성 확대로 지탱해 왔다. 유동성에 취하는 사이 국내 잠재성장률은 4%대에서 2%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다시 영화 ‘기생충’. 부드럽게 시작된 연교와 박 사장의 베드신은 마약 사달라는 연교의 말 이후 격하게 돌변했다. 격동 이후 부부간에는 사랑이라도 남겠지만, 과연 금융시장엔 무엇이 남을까 문득 궁금해지는 때다. kimnh2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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