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처음으로 금리를 올린 것이기도 하다. 또 연준은 올해 금리인상 전망을 세 차례로 유지해 앞으로 인상이 두 차례 남았음을 시사했다.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종전의 0.50~0.75%에서 0.75~1.0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시장 예상과 부합한다.
성명은 “고용시장이 강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경제활동도 완만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현재 실현되고 예상되는 고용시장 상황과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위원회는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를 높이기로 결정했다”며 “경제 전망에 대한 단기 위험은 대략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는 안전고용과 안정된 인플레이션이라는 연준 목표를 거의 충족시켰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약속한 재정적 부양책을 실시한다면 경제성장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성명은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했으나 이전 성명에는 있었던 ‘단지(only)’라는 수식어를 뺐다. 연준은 지난 2015년 12월 9년 반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지난해 12월 1년 만에 다시 금리를 올렸지만 인상 속도는 연 1회에 그쳤다. 올해부터는 긴축이 완만하게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이 FOMC 성명과 함께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세 차례 금리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시장은 이번 FOMC에서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고 연준 위원들의 전망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서 17명 연준 위원 중 9명이 올해 세 차례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6명에서 늘어난 것이다. 연준 위원들은 내년에도 금리인상이 세 차례 이뤄질 것임을 내다봤다. 경제전망 보고서는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1%, 실업률은 4.5%로 각각 예상하는 등 3개월 전의 전망이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또 FOMC 성명은 “위원회는 대칭적인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해 실제와 기대 인플레이션의 발전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고용시장은 견실하고 기업투자는 다소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2% 목표에 근접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닐 카시카리 총재가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이번 FOMC 성명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FOMC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제는 연준의 목표인 고용과 물가안정을 향해 견실하게 진전하고 있다”며 “경제가 계속해서 예상대로 좋아지면 장기 중립금리인 약 3%에 도달하기까지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은 또 “모든 경제지표가 점진적 금리 인상, 즉 3~4개월에 한 번씩 금리를 올리는 그런 트랙 위에 놓여 있다”고 언급했다. ‘점진적’의 의미를 묻는 말에는 “말 그대로 점진적”이라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과 관련해서는 “트럼프의 재정정책이 어떻게 그리고 언제 펼쳐질지 불확실성이 크지만 연준이 이를 세부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다”며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고 답했다. 그는 집권 여당인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추진하는 국경조정세에 대해서는 “달러화 가치에 이 세금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매우 불확실하다”며 “이와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었으며 나는 국경조정세가 복잡하고 불확실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과 간단한 미팅을 가졌다고 언급했지만 무엇을 논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어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몇 차례 회동했다”며 “우리는 경제와 규제 목표, 글로벌 경제발전 등에 대해 매우 좋은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