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드롬 쇼크…중국 재채기에 골병 드는 글로벌 경제

입력 2015-10-02 16:38 수정 2015-10-0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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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계 경제의 성장 동력이었던 중국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그 여파가 신흥국에서부터 선진국까지 광범위하게 미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록 상처 역시 치명적일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전 세계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측 평균치가 6.8%를 기록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망대로라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지난 2009년 1분기(6.2%) 이후 6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로 잡고 있다. 이는 25년 만의 최저치다.

▲2014년 전세계 대중 수출 규모 순위. WSJ.
▲2014년 전세계 대중 수출 규모 순위. WSJ.

◇한국, 중국 의존도 세계 최대·충격도 세계 최대=이는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 및 국가에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그동안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과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은 중국의 막대한 수요에 기대어 경제 성장을 도모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 수출 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한국은 중국 경기 둔화의 최대 피해국이 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전했다. 중국이 호경기일 때 무분별하게 늘린 생산 설비가 불경기인 지금 역풍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 2013년 이후 대중국 최대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1900억 달러(약 223조원)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한국 다음으로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1630억 달러), 미국(1590억 달러), 대만(1520억 달러), 독일(1050억 달러)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대중 수출이 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를 넘어섰다. 한국 GDP에서 수출 비중은 60%에 육박하며, 전체 수출 가운데 25%를 중국이 차지한다. 중국 경제 위축과 수요 부진이 한국 경제를 직격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중국 경제가 위축되면서 한국의 수출은 올들어 9개월 연속 감소세다. 9월 수출액은 43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했다. 이 가운데에 대중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다. 급기야 수출 부진 여파로 우리나라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해온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중 수출 비중이 GDP의 8%를 차지하는 하는 말레이시아도 직격탄을 맞았다. 주요 수출품목인 팜유 가격이 중국 수요 부진으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대중 수출 비중이 GDP의 14%를 차지하는 대만도 주력 수출품목인 전자제품 부품 주문이 급감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6%로 낮췄다.

▲홍콩증시에 상장한 외국 기업의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 추이. 블룸버그
▲홍콩증시에 상장한 외국 기업의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 추이. 블룸버그

◇글로벌 기업도 예외 아니야=한때 앞다퉈 중국 시장에 진출하던 글로벌 기업들에 이제 중국 시장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홍콩과 중국 본토 이외에 본사를 둔 홍콩증시에 상장한 시총 기준 상위 20개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 평균 27% 하락했다. 같은 기간 12% 하락한 항셍지수의 2배의 하락률이다.

특히 마카오 카지노 운영업체와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주가는 중국 경제 둔화와 중국 당국의 부정 부패와의 전쟁 등의 영향으로 맥을 못췄다. 스위스 원자재업체인 글렌코어는 지난달 30일 급등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연초 대비 72% 하락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프라다와 글렌코어는 모두 2011년 홍콩증시에 상장했다. 당시 주요국 기업들은 세계적인 중국 투자 열기에 힘입어 앞다퉈 홍콩에서 기업공개(IPO)를 실시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올해 1990년 이후 25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어서 투자 매력도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G 아시아의 버나드 아 스트래티지스트는 “중국과 근접한 홍콩의 이점을 살리려던 외국 기업은 단단히 각오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의 성장 둔화와 특히 사치품에 대한 지출 감소의 영향으로 글렌코어나 프라다 같은 기업의 실적 전망은 암담하다”고 내다봤다. 프라다의 주가는 현재 IPO 당시 공모가를 24%나 밑도는 수준. 홍콩에서 주얼리 등 명품 매출은 7월까지 18개월 중 17개월이 감소했다. 마카오 카지노 운영업체 중 시총 상위 6개사는 올들어 시가총액의 절반을 잃었다.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러시아 루살과 브라질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 등도 홍콩증시에 상장했다. 두 회사의 주가도 연초 대비 하락률이 40%에 달한다.

◇신흥국 자금 엑소더스 가속화 '벼랑 끝 신세'=중국발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신흥시장에서는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1일 올해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순유출 규모가 5410억 달러(약 64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IIF는 이것이 30년 만의 순유출이라며 신흥시장에서의 급격한 자금 유출은 미국 금융자산 가격이 대폭 조정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IIF는 이러한 자금 흐름이 동아시아 국가들과 브라질, 터키 등에 고질적인 문제가 될 징조라고 우려했다. IIF의 찰스 콜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저지하는 모든 요인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자금 부족이 장기화할 것이고, 바로 해소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신흥시장은 중국 경제의 예상 외 둔화와 이것이 전세계로 파급해 원자재 시장을 직격함으로써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신흥국 경제는 중국 경제 둔화와 대출 비용 상승, 달러화 강세와 지난 5년간의 기업 부채 축적이 맞물려 벼랑 끝에 내몰린 형국이다. 그동안 각국 중앙은행은 8조 달러가 넘는 돈을 세계 경제에 투입했다.

IIF의 훙 트란 전무이사는 “신흥국 경제가 요동치면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트란 이사는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의 가격과 실물 경제의 기조적인 성장에는 차이가 존재한다”며 “이 자산 갭은 미국 등에서 매우 넓어 거의 사상 최대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이상”이라고 말했다.

IIF에 따르면 신흥국의 비금융기관이 발행하는 회사채 시장 규모는 2009년 이후 2배로 2014년에는 사상 최대인 2조4000억 달러가 넘었다. 하지만 올해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인베스터스서비스에 따르면 브라질은 올해 이미 10개사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작년 한 해에 6개사가 디폴트에 빠진 점을 감안할 때 상황이 더 악화한 셈이다. 6월까지 1년간 중남미 국가의 디폴트 증가율은 4.2%로 전년 동기의 3.1%에서 상승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예고대로 연내에 금리를 인상하면 신흥국에서도 자금 조달 비용 상승 압력이 더 커져 디폴트에 내몰리는 기업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IIF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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