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생존학생 증언 "탈출하라는 방송만 나왔어도..."

입력 2014-07-2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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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생존학생 증언

▲단원고 생존학생들이 세월호 참사 승무원관련 재판 증언을 위해 28일 오전 경기도 안산 수원지법 안산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아래는 당초 계획했던 화상 진술실의 모습. 심리적 안정을 위해 화상증언을 계획했지만 학생 대부분이 친구와 함께 증인석에 앉는 조건으로 법정 증언을 희망해 5명의 학생이 직접 법정에 나왔다.(사진=뉴시스, 연합뉴스)

단원고 생존학생 증언 소식에 관심이 커졌다. 당초 재판부는 단원고 생존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화상증언을 제안했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직접 법정에 나섰다. 참사의 진실을 직접 알리기 위한 생존학생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오전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에서 단원고 생존학생 6명이 처음 증인으로 나서 사고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세월호 4층 선미 쪽 왼편 선실에 머물던 A양은 "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90도로 섰다"며 "옆에 있던 출입문이 위로 가 구명조끼를 입고 물이 차길 기다렸다가 친구들이 밑에서 밀어주고 위에서 손을 잡아줘 방에서 빠져나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선실에서 나와보니 비상구로 향하는 복도에 친구들 30여명이 줄을 선 채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구조대가 오지 않아 한 명씩 바다로 뛰어들었는데 내가 뛰어든 뒤 파도가 비상구를 덮쳐 나머지 10여명의 친구들은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덧붙였다.

A양과 같은 선실에 있던 B양 등 4명도 친구들끼리 서로 도와 A양과 같은 방법으로 탈출했고 이 과정에서 승무원의 도움은 전혀 없었다고 증언했다.

B양은 "손 닿으면 닿을 거리에 있던 고무보트에 탄 해경은 비상구에서 바다로 떨어진 사람들을 건져올리기만 했다"며 "비상구 안쪽에 친구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는데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친구를 만나러 선체 중앙 왼편 B22 선실에 갔던 C양은 배가 기울어져 위쪽에 위치한 오른편 선실에서 누군가가 커튼으로 만든 줄을 던져줘서 탈출했지만 도움을 준 사람이 승무원이나 해경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증인으로 출석한 학생들은 "'특히 단원고 학생들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내용의 방송이 반복됐다"며 "탈출하라는 방송이 나왔다면 캐비닛 등을 밟고 많은 인원이 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증언을 마칠 때 증언 학생들은 재판부를 향해 "승객을 버리고 먼저 배에서 탈출한 승무원들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학생들이 미성년자이고 대부분 안산에 거주하며 사고 후유증으로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지난달 24일 그동안 재판이 열린 광주가 아닌 안산에서 재판을 열기로 결정했다.

또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화상증언을 계획했지만 학생 대부분이 친구와 함께 증인석에 앉는 조건으로 법정 증언을 희망해 5명의 학생이 직접 법정에 나왔다.

단원고 생존학생 증언 소식이 온라인에 전해지자 "단원고 생존학생 증언 내용 모두 공개해야 합니다" "단원고 생존학생 증언에 유가족들 또 한번 슬프겠어요" "단원고 생존학생 증언 이외에 일반인 승객의 증언도 들어야할 듯" 등의 반응을 내놨다.

한편 이준석 선장 등 피고인들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재판부의 비공개 결정에 따라 학생 가족과 취재진 등 10여명만 재판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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