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149. 문의왕후(文懿王后)

입력 2017-07-0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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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 대신 왕비가 된 신라 헌안왕 첫째 딸

문의왕후(文懿王后)는 영화부인(寧花夫人)이라고도 하는데, 신라 제47대 왕인 헌안왕(憲安王·재위 857~861)의 맏딸이다. 제48대 경문왕(景文王·재위 861∼875)의 왕비이자, 제49대 헌강왕(憲康王·재위 875∼886)과 제50대 정강왕(定康王·재위 886~887), 제51대 진성여왕(眞聖女王·재위 887~897)의 어머니이다.

헌안왕에게는 두 명의 딸만 있었고, 왕위를 물려줄 아들이 없었다. 헌안왕은 재위 4년(860)에 임해전(臨海殿)에서 신하들에게 잔치를 베풀었는데, 그 자리에 막 15세가 된 김계명(金啓明)의 아들 응렴(膺廉)이 참석하였다. 헌안왕은 응렴의 됨됨이를 알아보려고 착한 사람을 본 일이 있느냐는 질문을 하였다. 응렴이 귀한 집 자제이면서 남의 아래에 처한 자, 부자이면서 사치하지 않는 자, 권세와 영화가 있으면서 남에게 위세를 부리지 않는 자를 본 적이 있다는 답을 했다.

응렴의 답은 헌안왕의 마음에 들었다. 헌안왕은 왕위를 물려줄 사위를 구하던 중이었다. 헌안왕은 응렴에게 맏딸과 둘째 딸 중 한 명을 택하라 하였다. 이에 대해 응렴의 부모는 어쩔 수 없다면 용모가 아름다운 둘째 딸에게 장가를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반면 흥륜사의 승려 범교사(範敎師)는 언니에게 장가들면 유익한 점이 세 가지 있고, 동생에게 장가들면 손해 보는 것이 세 가지 있다고 조언하였다. 이에 응렴은 언니인 문의왕후를 택하였다.

헌안왕이 죽고, 응렴, 즉 경문왕이 즉위하였다. 경문왕은 즉위한 후에 범교사에게 영화부인과 혼인할 경우에 얻는 세 가지 유익한 일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범교사가 답하길, 첫째는 헌안왕의 뜻에 부합하여 그 총애가 깊어진 일이고, 둘째는 그로 인해 왕위를 잇게 된 일, 셋째는 둘째 딸 역시 아내로 삼게 된 일이라고 하였다.

신라에는 여왕의 전례가 있다. 그러나 신라 하대(下代)에 여왕이 즉위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있었다는 것을 헌안왕의 유조(遺詔)로 알 수 있다.

“과인은 불행하게도 아들은 없고 딸만 있다. 옛날에 선덕과 진덕의 두 여자 임금이 있었으나 이는 암탉이 새벽을 알리는 것과 비슷하므로 본받을 일이 못된다. 사위 응렴은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노련하고 성숙한 덕을 가지고 있다. 경들은 그들을 왕으로 세워 섬기라.”

문의왕후는 왕의 딸이자 왕비였고, 왕의 어머니였다. 그러나 여왕은 될 수 없었다. 또한 문의왕후의 혼인은 아버지인 헌안왕의 의사와 경문왕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졌다. 문의왕후에 대해서는 혼인 당시의 나이와 용모에 대한 기록만 남아 있을 뿐이다. 신라 사회에서 혼인은 일반적으로 16세 전후로 이루어졌는데, 문의왕후는 혼인 당시의 나이가 20세로 늦은 편이었고, 용모도 동생보다 못하다는 평을 받았던 것이다. 이처럼 문의왕후를 통해 신라 하대에 변화한 왕실 여성의 위상을 엿볼 수 있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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