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헌법재판소는 형법상 낙태죄 조항을 헌법불합치 결정 내렸고, 2021년부터 낙태죄가 효력을 잃었다. 그리고 5년이 넘게 흘렀지만 정부와 국회는 그 자리를 채울 법을 만들지 않았다. 의료기관의 임신중지 시술은 계속됐고, 그 틈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약이 온라인으로 거래됐다. 처벌 조항은 사라졌는데 이를 대신할 제도적 공백이 생긴 것이다.
이번 정
-AI에 무엇을 맡기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
1920년대, 자동차 엔진의 노킹을 줄여주는 납 휘발유는 마법 같은 발명품으로 칭송받으며 빠르게 보급됐다. 그러나 그것이 인류의 뇌와 건강에 신경 독성을 축적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과학자 클레어 패터슨에 의해 입증되고, 마침내 단계적으로 퇴출되기까지는 반세기가 넘게 걸렸다. 새 기술이 일상에 배포되는 속도와, 그
정부의 농업정책을 살펴보면 ‘저리자금’, ‘정책자금’이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연 1~2%대의 낮은 금리로 농지를 구입하고 시설을 짓고 영농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은 농민에게 분명 도움이 된다. 특히 자본이 부족한 청년농에게 정책자금은 농업에 진입할 수 있는 중요한 사다리다.
하지만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이자가 싸다는 것과 그 돈
-AI를 공동 양육자로 맞이한 시대
아이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 스피커에게 오늘 날씨를 묻는다. 부모는 챗봇에게 주말 가족 여행 일정을 부탁하기도 하고, 지친 육아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AI는 이제 가족의 일상 안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의 드루가(Druga) 연구진이 2017년 5~10세 아동을 대상으
장을 볼 때마다 가격표 앞에서 한 번쯤 망설이게 된다. 사과 한 알, 배추 한 포기의 가격이 예전 같지 않다. 우리는 이런 순간에야 기후위기가 얼마나 가까이 와 있는지를 실감한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북극의 빙하나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폭염과 집중호우, 냉해와 가뭄은 농산물 생산량을 흔들고, 그 영향은 고스란히 장바구니 물가로 이어진다. 이른바 ‘기
-마찰 없는 관계에 길든 뇌
오늘날 AI는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마찰을 가장 정교하게 축소한 소통 환경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원할 때 언제든 응답하는 온디맨드형 사교성과 어떤 의견 충돌이나 거절도 없이 사용자에게 맞춰주는 비거절성 무조건적 지지가 결합되면, 이는 어떤 인간관계보다 편안한 도피처가 된다. 그러나 이런 무균 상태의 관계에 길든 뇌는 점차 현실
직장에 다니는 여성이 아이를 낳으면 출산휴가를 쓰고, 출산 후에는 육아휴직을 신청한다. 이제는 아빠가 육아휴직을 쓰는 것도 낯설지 않다. 그렇다면 농촌은 어떨까.
아이를 낳은 여성농업인에게도 출산은 똑같이 찾아오고 육아는 똑같이 필요하다. 하지만 농촌에서 ‘육아휴직을 하는 아빠’를 떠올리면 질문부터 달라진다.
“그동안 농사는 누가 짓지?” 농업은 휴직
정부가 지난 8월 3일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내놓았다. 이번 개편은 단순히 세금을 더 걷거나 덜 걷는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반복돼 온 부동산 세제의 왜곡을 바로잡고, 실거주 중심의 시장 질서를 회복하려는 구조개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금을 시장 규제의 수단으로 활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과세의 형평성과
인간의 뇌는 본래 인지적 노력을 최소화하려는 성향을 가진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인지적 구두쇠 경향’이라고 부른다. 생성형 AI는 이 본능을 정밀하게 파고든다.
질문을 던지기 무섭게 쏟아지는 유창한 정답은 사고의 마찰을 거의 없애고, 그만큼 즉각적인 편의를 제공한다. 그러나 사고력이 한창 자라야 할 시기의 아이들에게, 이 도구는 어떤 방향으로 쓰이느냐에
-농촌 여성은 왜 통계에서 사라지는가
“농촌 여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데이터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한다. 정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을 만들고, 기업은 데이터를 분석해 시장을 예측한다. 그런데 정작 대한민국 농촌에는 아직도 데이터조차 없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농촌 여성이다.
농촌 여성은 새벽부터
-AI와 잘 통하는 사람의 진짜 능력
‘이 한 줄이면 완벽한 결과가 나옵니다.’ 인터넷에는 이런 프롬프트 비법이 쏟아진다. 마치 마법 주문처럼 특정 문구 하나로 원하는 결과를 즉시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그러나 실제 업무 환경에서 이러한 접근은 곧 한계를 드러낸다.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비법 문구를 알고 있
K푸드가 세계인의 식탁을 사로잡고 있다. 라면과 김, 소스와 간편식은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출 산업이 됐다. 그러나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K푸드의 미래는 과연 어디에서 만들어지는가.
많은 사람들은 수도권의 기업과 글로벌 마케팅에서 답을 찾는다. 하지만 K푸드의 시작은 수도권이 아니다. 논과 밭에서 자란 농산물, 산지의 가공공장, 지역
글로벌 탄소중립 요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RE100 이행은 이제 유럽연합(EU) 주재 기업과 글로벌 공급망 벤더들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매출 손실로 직결되는 새로운 무역 장벽이 세워지는 셈이다. 그러나 국내 재생에너지 조달 환경은 여의치 않다. 우리 기업이 각자도생할 수 있는 방법은 찾기 힘들다.
기업의 공장 가동률과 생산 계획은 매순간
스마트팜은 이제 농업의 미래를 상징하는 대표적 키워드가 되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스마트팜을 미래 농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제시하며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청년농 육성, 농업 경쟁력 강화, 노동력 부족 해결 등 다양한 기대도 뒤따른다.
하지만 농촌 현장에서 바라본 현실은 기대와 다소 다르다. 스마트팜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원인을 이야
한국거래소가 최근 ‘2026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백서’를 발간했다. 2024년 5월 본격 시행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26년 3월 말 기준 590개사가 밸류업 공시를 제출했으며, 이 가운데 본공시는 587개사, 예고공시는 3개사였다. 본공시 기업의 시가총액은 코스피·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72.2%를 차지했다.
백서가
최근 몇 년 사이, AI 기반 정신건강 도구가 빠르게 보급됐다. 인지행동치료 원리를 적용한 챗봇이 광범위한 사용자를 확보했고, 챗GPT를 비롯한 범용 대화형 AI를 정서적 상담과 자가 분석에 활용하는 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치료기기 인허가와 AI 멘탈케어 서비스가 잇따르는 추세다.
시장은 이미 보편화 단계에 진입했지만 그 확산 속
구글 딥마인드(DeepMind)가 범용지능(AGI)에서 초지능(ASI)으로 가는 길을 다룬 60페이지 분량의 논문 ‘From AGI to ASI’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그동안 막연한 공포나 기대의 언어로만 소비되던 ASI를 학술적 언어와 구조 안에서 정의하려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더 중요한 것은, AGI 이후의 세계를 더 이상 공상의 영역이
저출생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정부는 출산장려금 확대, 부모급여 지급, 아이돌봄서비스 확충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농촌 현장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정책과 현실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존재한다. 농촌 부모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아이를 낳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를 어디에 맡길 수 있는가의 문제
정부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공동주택에 일정 비율 이상의 충전기 설치를 의무화했다. 신축은 물론 구축 아파트까지 대상이다. 그런데 충전기가 늘어날수록 단지 안 갈등도 함께 늘고 있다. 충전 전용 구역을 둘러싼 주차 분쟁, 관리비 부담에 대한 불만, 설치 자체를 반대하는 입주민 민원, 최근 충전소 설치 리베이트 및 요금인상 이슈까지. 왜 이런 일이
AI 에게 성적인 말을 건네는 행위 자체가 곧바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상호작용이 반복될 때, 어떤 관계 규칙을 학습하게 되는지는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게임 중독이 보여주었듯, 사회적 문제는 언제나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이 만들어낸 학습 환경에서 발생했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은 분명해진다. AI를 이용한 성적 상호작용에 있어서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