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스포츠 단체의 무능과 무지가 총집합한 해로 기억될 것[차상엽의 시선]

입력 2014-03-31 10:56 수정 2014-03-3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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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각종 스포츠 연맹 및 협회 수뇌부의 무능이 그대로 드러난 해로 기억될 것이다. 1월부터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국가대표 이용대, 김기정 선수가 도핑테스트 불응에 국제배드민턴연맹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을 받았다고 밝혔다. 각 국가별 협회는 국가대표선수들의 소재지를 파악해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파견하는 조사원들의 불심 테스트를 돕도록 해야 하지만 선수들의 소재지를 파악하지 못하며 세 차례나 응하지 않았고 결국 선수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정작 선수들은 지방 대회에 출전 중이었지만 협회는 안이하게 태릉선수촌으로 소재지를 입력해두었다. 수정할 시기와 방법도 충분히 있었지만 이를 소홀히 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2월에는 소치동계올림픽이 열렸다. 전통의 메달밭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2개를 획득했지만 남자부는 노메달에 그쳤다. 대신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화려하게 재기하며 새로운 조국 러시아에 금메달 3개를 안기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뿐만 아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은메달 2개를 따낸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은 이른바 괘씸죄로 런던올림픽 성과에 대한 포상금을 대회 폐막 18개월이 지난 2월에야 지급받았다. 체육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청룡장 역시 서훈점수가 3800점임에도 대상자가 되지 못하고 있다. 수영연맹이 박태환이 훈장을 받을 수 있도록 주무부처에 신청해야 하지만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사건이 4월도 되기 전에 또 터졌다. 이번엔 컬링이다. 소치올림픽 이전까지 대다수 팬들의 관심 밖이었던 컬링은 소치올림픽에서의 선전으로 단숨에 관심 종목으로 급부상했고 선수들은 큰 인기를 얻었다. 컬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만으로도 고무적인 일이다. 여기에 국가대표인 경기도청 선수들은 올림픽 이후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서 4강의 호성적을 내고도 지난 25일 귀국한 이후 선수단 전원이 사표를 제출했다. 입에 담기도 민망한 성추행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포상금을 기부 강요라는 구차한 이야기들도 나왔다.

스포츠에서 사표라는 말 자체가 어울릴법 하지 않은 표현이지만 어쨌든 선수들로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셈이다. 경기도청과 경기도체육회에서 합동조사를 펼쳤고 선수들이 주장한 내용은 일부 사실로 밝혀진 부분도 있고 이견이 있는 부분도 있다. 물론 추가적인 진상조사는 반드시 필요한 상태다.

이제 겨우 2014년의 4분의 1이 지났을 뿐이다. 하지만 스포츠단체 수뇌부의 미담이나 선수들을 위해 헌신하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물론 무능을 드러내다 못해 만천하에 공개한 몇몇 스포츠단체로 인해 지금도 묵묵히 선수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단체들이 손해를 보는 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스포츠단체 수뇌부를 바라보는 팬들의 신뢰는 땅바닥까지 떨어져 있다. 이제 더 이상은 단체나 협회 혹은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대한 뉴스에서 무능, 무지, 비전문성, 비리, 폭행, 성추행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포츠 단체를 자신의 개인적인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삼는 사람이 맡는 일도 없어야 한다. 선수들이 눈치를 보면서 운동하고 선수들의 약점을 이용해 자신의 입지를 굳히려는 코치들이 있는 한 스포츠의 발전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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