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 침몰·주택 침수 등 태풍 피해 속출

입력 2012-08-28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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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호 태풍 `볼라벤'이 27일 밤부터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서귀포 신산포구 어선 6척과 화순항 외항에 정박해 있던 중국 어선 2척이 높은 파도로 침몰했고 육지에서는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가로수가 쓰러지고 담은 무너져 내렸다.

강풍으로 전선이 끊어지면서 광주·전남과 제주도 지역에서는 수만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수해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습 침수지역과 해상 인접지역 주민들은 잔뜩 긴장한 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중국 어선 2척 침몰…31명 실종 = 오전 2시40분께 서귀포시 화순항 동방파제 남동쪽 1.8㎞ 지점에 떠있던 월강성어 91104호와 91105호(이상 산둥성 웨이하이시 선적·톤수 미상)가 강풍과 높은 파도로 뒤집혔다.

이들 어선에는 17명씩 모두 34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으며 31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침몰 사실은 승선원 중 3명이 육상으로 헤엄쳐 나오면서 전해졌다.

육상으로 나온 선원 2명 중 1명은 심한 외상을 입었으며 1명은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후 1명이 추가로 구조됐다.

해경은 전날 중국 어선이 서귀포 바다에 위태롭게 떠있는 것을 발견, 대피를 유도하려 했으나 통신 교신이 안 되고 직접 연락할 방법도 없어 중국 정부에 해당 선박들을 대피시켜 주도록 요청한 뒤 레이더 등으로 위치를 추적해왔다.

해경은 새벽 3시19분 침몰 사실을 접수한 뒤 3시40분께 주제주 중국영사에 침몰 사실을 통보했다.

해경은 기상 조건이 호전되는 대로 사고 해역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또한 이날 오전 4시께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포구 부근 방파제 30m가량이 유실돼 정박하고 있던 선박 중 6척이 침몰했다.

방파제 유실로 현재 파도가 그대로 마을에 들이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정전.월파 피해 등 잇따라 = 초속 50m를 넘나드는 강풍이 몰아치면서 태풍이 스쳐간 제주와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정전 피해가 잇따랐다.

강풍에 전선이 끊기는 등 사고로 광주, 여수, 해남, 강진, 고흥, 보성, 화순, 장흥, 나주 등 광주·전남 17곳에서 7만 6천여 가구가 정전됐다.

오전 4시 30분께 광주 남구 방림동에서 3천700 가구가 정전돼 한전 관계자들이 복구에 들어갔다.

오전 3시 10분께는 전남 나주시 다도면에서 3천 세대 이상이 정전돼 복구 중이다.

정전 피해는 태풍의 중심과 가까운 해안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오전 3시 20분께 고흥군 도양읍 도양리에서 3천800여 세대가 정전됐고 2시께는 고흥읍 옥하리에서 8천300세대가 정전됐다.

앞서 오전 2시께는 해남군 마산면과 강진군 대구면에서 각각 6천100세대와 5천 세대의 전기 공급이 끊겼으나 이 시각 현재 95%가량 복구가 완료됐다.

이날 0시께 완도군 약산면에서 1천290 가구의 전기가 끊겨 주민 2천450 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지역에서도 순간 정전을 포함해 5만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겨 주민들이 어둠 속에서 뜬눈으로 지새웠다.

파도가 둑을 넘는 이른바 `월파(越波)' 피해도 잇따랐다.

27일 오후 7시40분께 서귀포시 송산동 자구리 하수펌프장 인근 주택이 침수돼 2명이 노인회관으로 대피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수마포구 인근 주택 등 10여 채의 집이 침수됐다.

◇지붕 무너지고 가로수 뽑혀 = 오전 3시 45분께 강진군 성전면 월평리의 한 마트 앞에 지붕이 무너져 내렸다는 신고가 들어와 군청과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구조 작업을 벌였다.

0시 30분께 완도군 약산면 한 주택에서는 지붕이 무너져 집에 있던 3명이 긴급 대피했다.

오전 1시 40분께에는 강진군 군동면에서도 주택 지붕이 무너져 주민 1명이 대피했다.

광주 남구 사직동에서는 이날 오전 1시30분께 강풍에 가로수가 도로변에 쓰러졌다.

간판, 나무, 구조물, 창문, 전선 등 강풍피해와 관련해 광주시 소방본부에는 75건, 전남도 소방본부에는 6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전 5시 현재 전남 강진과 완도에서 주택 1동씩이 각각 파손됐고, 제주에서는 주택 3동이 침수됐으며, 제주 서귀포에서는 차량 4대가 파손되고 교회 첨탑이 넘어진 것으로 집계했다.

이로 인해 강진에 1가구, 완도에 1가구, 제주에 2가구 등 4가구 9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마을회관 등에 대피 중이다.

제주에서는 교통신호기 11곳이 파손되고 가로등 3개가 쓰러졌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태풍 피해가 우려돼 제주 산방로와 섭지코지, 표선, 법환, 칼호텔 주변 해안도로 등 12개 구간, 목포·완도·여수·통영·제주 등지로 연결되는 96개 항로의 여객선 171척을 통제했다.

제주와 여수행 등 국내외 항공기 40편도 결항됐다.

◇서울도 태풍주의보…강풍·호우 우려 = 볼라벤은 오전 5시 30분 현재 목포 남남서 쪽 약 160㎞ 해상에서 시속 34㎞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세력이 다소 약해지고 있지만 최대풍속은 여전히 초속 40m를 유지하고 있다.

전역에 태풍경보가 내려진 광주·전남은 오전 6시부터 목포 서쪽 약 130㎞ 해상에 접근하는 오전 9시까지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 세종, 충남 전역에도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태풍경보가 발효됐다.

서울에는 오전 6시를 기해 태풍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서울에 50∼100㎜의 비가 내리고 태풍이 근접할 때 순간 최대풍속 초속 30∼4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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