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에 식량안보 흔들린다

입력 2012-08-23 11:36 수정 2012-08-2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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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재매면적 축소로 쌀 생산량 급감…국제곡물값 급등에 밀·옥수수 수급 우려

기상이변으로 국제곡물값이 치솟으면서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옥수수·밀 등 주요 곡물 자급률이 26%에 불과한 우리나라로선 곡물값 폭등은 곧 식량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벼 재매면적 감소로 쌀 생산마저 줄면서 식량안보의 보루마저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높은 곡물수입의존도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해외식량기지 확보에 나섰지만 이 마저도 제자리 걸음이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벼 재배면적은 84만9172㏊로 지난해보다 4651㏊(-0.5%) 줄었다. 벼 재배면적은 밭작물 재배 전환, 건물 건축 등으로 최근 10년 간 2.4%씩 감소하고 있다.

벼 재배면적이 줄면서 쌀 생산량은 2년 연속 사상 최저치를 보였다. 지난 2010년 쌀 생산량은 429만5000톤으로 전년 대비 62만톤이나 줄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450만톤 아래로 내려갔다. 이어 작년에도 7만톤이나 준 422만4000톤에 그쳤다. 올해 역시 기상악화까지 겹치면서 쌀 생산량은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갈수록 심화되는 지구온난화도 쌀 생산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펴낸 ‘우리나라 기후변화의 경제학적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벼농사의 경우 기온이 1도 증가할 때마다 벼 생산량이 15만2000톤(전체의 2.93%)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기후변화에 의한 쌀 생산량 감소로 쌀의 총 이윤도 2020년 824억원, 2050년 2964억원, 2100년 6135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쌀 뿐만 아니라. 가공식품에 많이 이용되는 옥수수와 밀, 콩 등은 이미 식량안보의 주요 위협요소가 된지 오래다. 옥수수와 밀은 자급률이 각각 0.8%에 그치며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옥수수와 밀(메슬)의 수입량은 각각 4593만톤, 2201만톤에 달한다. 금액으로는 무려 122억, 67억달러어치다.

특히 최근 미국 중서부에서 발생한 50년만의 가뭄으로 옥수수·콩 가격이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으면서 곡물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는 애그플레이션 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곡물가가 국내에 반영되는 4~7개월 후에는 식탁물가에 그 충격이 고스란히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최근 해외곡물생산기지 확보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정부는 식량안보를 위한 중기계획으로 2018년까지 해외식량기지 138만㏊과 물량 38만톤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워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85개 기업이 20개 국가에 진출해 4만2300㏊(17만1000톤)을 확보하는 수준에 그쳤다.

국제 곡물유통시장 참여도 부진하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1년 회계연도 성과보고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등에 산지엘리베이터의 인수·건설·지분참여 등을 통해 국제곡물유통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농식품부는 2011년도 예산 200억원 전액을 aT(농수산물유통공사)에 교부했다. 그러나 aT는 교부받은 출자금 200억원 중 30억9100만원만 집행하고 169억900만원을 이월해 집행률이 15.4%에 불과했다.

한 해외농업개발 관계자는 “해외농업개발을 위해 정부가 연간 300억원씩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크게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외식량기지 정책을 강력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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