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감원 낙하산 없앤다더니

입력 2012-03-2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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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득관 금융부 기자

“퇴직하는 직원이 금융회사 감사로 재취업하는 것은 물론이고, 금융회사의 감사 추천요청이 있는 경우에도 일체 거절하겠다.”

지난해 5월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태에 분노한 이명박 대통령이 금융감독원을 방문했을 때 권혁세 금감원장이 한 말이다. 그동안 문제시됐던 낙하산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이 발언은 결국 허언이 됐다.

은행연합회 부회장 자리에 김영대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임명된 데 이어 저축은행중앙회 부회장직에도 금감원 출신 인사가 내정됐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오는 30일 총회를 열고 금감원 김성화 국제협력국 연구위원을 신임 부회장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김 내정자는 한국은행 출신으로 금감원에서 은행감독국장, 신용감독국장 등 요직을 거친 인사다.

은행연합회 김영대 부회장 선임 당시에도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다. 금감원이 아직 정신 못 차렸다는 비판이었다. 노조의 극렬한 반대로 선임이 다소 늦춰지기도 했다.

그런데 은행연합회 낙하산 인사 이후 불과 1개월여만에 또다시 다른 민간협회인 저축은행중앙회에 낙하산을 내려보내는 것이다. ‘낙하산이 뭐가 잘못이냐’는 빈곤한 문제의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모습이다. 여론은 신경쓰지 않고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계속 금감원 퇴임 인사들을 계속 민간 금융회사나 협회로 내려보내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도 읽힌다.

저축은행중앙회의 낙하산 인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금감원이 낙하산 관행 철폐를 외치게 된 것은 지난해 저축은행 사태를 겪으며 금감원의 퇴직 인사들이 저축은행 감사나 사외이사로 내려가 방패막이와 로비 창구가 되는 관행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사태를 통해 금감원 직원들과 부실 저축은행간의 검은 커넥션이 만천하에 드러난 게 1년도 되지 않았다. 감독기관이 피감기관과 한통속이 돼 놀아났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그리고 영업정지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아직도 정부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축은행업계를 대표하는 저축은행중앙회에 또 금감원 인사를 내려보내겠다는 발상은 상식 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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