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8월 한달간 6조원 가까운 물량을 쏟아냈던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서도 순매도 행진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들어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본격적인 ‘탈(脫)코리아’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863억원을 순매도하며 7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감에 글로벌 자금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가 증시에서 자금 회수에 나선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문제는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더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헤지펀드의 청산 및 축소가 줄을 잇는 동시에 유럽 금융권의 자산상각과 자본확충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수급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이 변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달 개별 종목 중심의 차익매물에 나섰던 것과는 달리 이달 들어 외국인들은 프로그램 비차익 물량 비중을 늘리고 있다.
실제로 전일 이달 초부터 15일까지 외국인들의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는 3840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14일에는 비차익 매도 비중이 47.3%로 매우 높았다.
반면, 지난달 외국인들은 5조80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비차익 매도 비중은 7.6%에 불과했다.
외국인 매도가 본격화됐던 지난 5월 이후에도 외국인들은 국내증시에서 7조4000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이중 개별종목 매도가 7조2000억원으로 비중이 96.2%에 달한 반면 비차익으로는 오히려 1조7000억원 매수세가 유입됐다.
비차익 거래 매도세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서의 포트폴리오 종목 수를 줄였기 때문이다. 즉, 한국 시장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탈코리아’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외국인 비차익 매도는 외국인 자금의 바스켓 이탈로 판단된다”며 “환율이 이례적으로 1100원 대를 상향 돌파하고 장마감 동시호가 때 시장베이시스가 0.5P이상까지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비차익으로 337억원 순매도했다는 점이 그 근거”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외국인이 개별종목뿐만 아니라 비차익에서도 매도에 나선다면 국내증시 상승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외국인 비차익 매도가 지속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