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MBK·메리츠, 홈플러스 청산으로 몰고 가나"...1000억 집행도 난항

입력 2026-07-0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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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메리츠 책임론 확산
청문회로 책임 규명 예고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을지로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오른쪽 세 번째)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을지로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오른쪽 세 번째)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의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회생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긴급 운영자금 조달이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 간 이견으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양측이 서로 다른 조건을 내세우며 사실상 자금 집행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는 한편, 국민연금공단에는 MBK에 대한 투자금 회수와 위탁운용사 자격 재검토를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9일 국회에서 열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MBK파트너스-메리츠 경영진 간담회'와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간담회'에서는 홈플러스 회생 방안과 국민연금의 대응 방향이 잇달아 논의됐다.

민병덕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3일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홈플러스와 관련된 약한 자들이 모두 벼랑 끝에 서 있다"며 "항고 기간 내 해법을 찾지 못하면 협력업체와 입점업체, 1만3000여 명의 노동자와 가족은 물론 지역 상권까지 합쳐 10만 명에 이르는 민생이 무너지게 된다"고 말했다.

민 위원장은 "궁극적인 해결이 아니라 당장의 불을 끄기 위해 긴급 운영자금이 필요하다. 1000억 원 정도"라며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그동안 홈플러스를 통해 얻은 수익과 앞으로 잃게 될 사회적 신뢰를 고려하면 MBK와 메리츠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채권자와 투자자로서 마땅히 져야 할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홈플러스 측도 회생 필요성을 호소했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는 "회생 기간을 거치는 동안 많은 분께 어려움을 드려 죄송하다"며 "회사에는 1만 명이 넘는 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그들을 잊지 말고 계속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홈플러스로 인해 많은 분들이 고통을 감내하고 계신 부분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을지로위원회에서 마련한 자리인 만큼 말씀을 잘 듣고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도 "실질적인 해법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회생의 핵심인 긴급 운영자금 조달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드러났다고 민주당은 전했다. 민주당은 당초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개인보증을 토대로 우선 1000억 원을 집행한 뒤 나머지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기대했지만, 실제 협의 과정에서는 서로 다른 조건이 제시되면서 자금 집행 자체가 막혀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근 의원은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양쪽 다 지뢰를 많이 심어놨더라"며 "MBK 측은 2000억 원 대출 계약이 체결돼야 김병주 회장의 개인보증을 하겠다고 했고, 메리츠는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검토,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야 한다며 1000억 원 집행도 쉽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저희는 1000억 원은 이미 확보된 것으로 생각했는데 양측 모두 집행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상황을 확인했다"며 "두 집단이 노골적으로 청산으로 몰고 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민 위원장도 메리츠를 향해 "제1채권자이지만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단 1원의 자금도 투입하지 않았다"며 "손실 가능성은 전혀 부담하지 않으면서 회수 안전성만 확보하려는 태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누가 더 많이 가져갈지를 따질 때가 아니라 회생을 통해 10만 명에 이르는 이해관계자의 피해를 막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국회 청문회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청문회를 통해 MBK와 메리츠가 의도적으로 청산을 염두에 두고 움직인 것은 아닌지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간담회에서도 MBK에 대한 기관 차원의 압박 필요성을 제기했다. 회생 자금을 국민연금이 직접 지원할 수는 없지만, MBK의 주요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MBK의 의사결정에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 위원장은 "긴급 운영자금 조달이 시급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MBK에 대한 큰 압박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인 만큼 위탁운용사의 운용 적정성과 책임성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금융당국 제재가 확정될 경우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관리 기준에 따라 투자금 회수나 추가 투자 제한을 검토할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투자금 회수는 국민연금의 손실 여부와 다른 출자자(LP)의 동의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윤 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태는 위탁운용사 선정뿐 아니라 운용 과정에서도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대체투자를 포함한 위탁운용사 관리 체계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운영자금 조달뿐 아니라 MBK와 메리츠의 책임 여부,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 관리 체계까지 함께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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