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戰 미온적이던 스페인 맹비난 “끔찍한 파트너⋯무역하지 않을 것”

입력 2026-07-0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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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이란 전쟁 때 기지ㆍ영공 사용 불허
EU 회원국 스페인, 美와 독자 협상 불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열린 독립 25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주먹을 불끈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열린 독립 25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주먹을 불끈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튀르키예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단절을 언급하며 스페인을 맹비난했다. 스페인이 이란 전쟁 수행 과정에서 미군의 기지 및 영공 사용을 지원하지 않은 데다, NATO 방위비 지출 확대에 대해서도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8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ㆍ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NATO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스페인을 겨냥해 “끔찍한 동맹”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에게 스페인과 교역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런 비난은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스페인이 미군의 기지 및 영공 사용을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NATO 방위비 지출 확대에도 스페인이 미온적이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라고 짚었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불만 표시를 넘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통상 질서와도 충돌할 수 있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스페인은 EU 회원국으로 독자적으로 미국과 무역 협상을 벌일 수 없다. 통상 정책은 EU 집행위원회가 공동으로 다룬다. 따라서 미국이 특정 회원국(스페인)을 겨냥해 교역 중단을 추진할 수 없다. 이럴 경우 미국 워싱턴과 EU의 법적 및 외교적 마찰이 불가피하다.

화들짝 놀란 스페인 정부는 즉각 긴장 완화에 나섰다. 스페인 총리실은 “미국과 스페인의 경제 관계가 견고하다”며 “방위비 문제와 경제 협력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반면 시장은 곧바로 흔들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스페인 증시가 하락했고, 산탄데르와 BBVA 등 주요 은행주가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교역 중단이 현실화하면 스페인의 와인, 올리브유, 자동차 부품, 관광ㆍ서비스 산업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실제 전면 교역 중단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등을 동원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동맹국인 EU 회원국에 전면 금수에 가까운 조치를 취하는 것은 법적 부담이 크다. 더구나 스페인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와 금융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트럼프식 동맹 압박 차원으로 읽힌다. 방위비를 더 내고, 미국의 군사작전에 더 분명히 협조하지 않으면 통상 보복까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대해서도 덴마크를 겨냥했다. 그는 “그린란드는 미국에 매우 중요하지만 덴마크에는 중요하지 않다”며 “그린란드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보호하는 데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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