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소상공인 온보딩·방송 운영 AI 에이전트 고도화

“셀러와 팬 간의 관계를 이어주는 수단이 상품입니다. 라이브커머스는 결국 실시간 호흡과 재미가 핵심입니다.”
이현종 그립컴퍼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라이브커머스의 본질은 단순 판매가 아닌 ‘관계’에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온라인몰이 가격과 배송, 상품 노출의 싸움이라면 라이브커머스는 셀러와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대화하고 이 관계가 반복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그립컴퍼니가 AI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상공인과 크리에이터가 방송을 준비하거나 상품을 판매하고 방송 이후 고객 반응을 분석하는 전 과정을 AI로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CTO는 “대형 셀러는 자체 인력과 운영 시스템을 갖췄지만, 소상공인은 방송 준비와 운영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동시 접속자가 낮을 때 어떤 액션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식의 보조 역할을 AI 에이전트로 시스템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립컴퍼니가 운영하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은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패션·식품·생활용품 등 다양한 셀러와 상품군을 확보했다. 셀러가 직접 팬을 모으고 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하며 재구매를 만드는 구조지만,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 상품 등록부터 방송 예약, 실시간 채팅 응대, 판매 후 고객 반응 분석까지 처음 들어온 셀러가 이 과정을 한 번에 소화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그립컴퍼니는 AI 적용 범위를 방송 전후 업무 전반으로 넓히고 있다. 상품 섬네일 제작과 스크립트 초안 작성, 채팅 반응 요약, 쇼츠·다시보기(VOD) 자동 생성 등이 주요 기능이다. 방송 준비와 사후 분석에 드는 시간을 줄여 소상공인과 크리에이터가 판매와 고객 소통에 집중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그립컴퍼니에 따르면 AI 자동 생성 콘텐츠에서 발생한 매출은 전체 판매량의 약 10% 수준이다. 라이브 방송이 가장 큰 판매 채널이지만, 방송 종료 후에도 추가 매출을 만드는 보조 채널로 자리 잡았다.
셀러 반응도 확인됐다. 최근 인프라 이전 과정에서 쇼츠 생성이 지연되자 셀러 문의가 바로 들어왔다. 이 CTO는 “관심이 없었다면 문의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많은 셀러가 쇼츠를 실제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셀러가 2시간 이상의 방송 영상을 다시 보며 편집점을 찾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AI 자동 생성 기능이 사후 업무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다만 AI 기능을 일괄 적용하지는 않는다. 최근 AI 1대1 문의 자동 답변 기능을 도입했지만 대형 셀러는 처리 효율 향상을 긍정적으로 본 반면 소상공인은 AI 오답 리스크에 더 민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고객 한 명 한 명과의 관계가 중요한 소상공인에게는 잘못된 답변이 오히려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이 CTO는 “기능을 잘못 배포했다가 셀러가 떠나면 문제”라며 “풀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하고 신중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립컴퍼니의 장기 목표는 국내 플랫폼을 넘어 커머스 크리에이터 인프라로 확장하는 것이다. 이 CTO는 “경쟁 상대는 다른 라이브커머스 플랫폼만이 아니라 이용자의 저녁 시간을 차지하는 유튜브, 넷플릭스, 스포츠 중계도 포함된다”며 “인프라 준비가 끝나면 크리에이터와 팬 간 관계를 강화하는 콘텐츠 시스템과 커머스 기술을 함께 쌓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