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이모티브·드래곤플라이가 도전
업계 “기술보다 높은 벽은 인식과 수가”

일본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을 위한 게임형 디지털 치료제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며 상용화에 성공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세계 최초의 게임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글로벌에서 게임이 새로운 치료 수단이 되며 국내 기업들도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시오노기제약은 이달 ADHD 아동을 위한 게임형 디지털 치료제 ‘엔데버라이드(ENDEAVORRIDE)’를 출시했다. 일본에서 18세 미만 ADHD 아동을 대상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은 첫 게임형 디지털 치료제다. 의사가 처방 코드를 발급하면 보호자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앱을 설치해 사용 가능하다.
엔데버라이드의 전신은 미국 디지털 치료제 기업 아킬리가 개발한 '엔데버Rx'다. 엔데버Rx는 2020년 FDA 승인을 받은 세계 최초의 게임형 디지털 치료제로 기존 치료와 병행하는 보조 치료법으로 활용됐다. 시오노기제약은 2019년 아킬리로부터 일본 내 판권을 확보해 현지 상용화를 추진해왔다. 다만 아킬리는 기대에 못 미치는 매출과 자금난으로 경영난을 겪었고 현재 미국에서는 엔데버Rx 처방이 중단된 상태다.
미국에서는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일본에서 건강보험 적용을 계기로 상업적 성공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 국내 기업들도 게임형 디지털 치료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모티브는 지난해 국내 최초 소아 ADHD 디지털 치료제 '스타러커스'의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현재 전국 120개 병원에서 처방할 수 있다. 제품 유통은 한국파마가 담당한다.
스타러커스는 멀티태스킹 훈련을 기반으로 주의력과 작업기억, 인지 억제, 처리속도 등 실행 기능 향상을 목표로 설계됐다. 기본 사용 기간은 4주로 주 5회 이상 훈련하도록 구성됐다. 훈련 과정에서 이용자의 수행 수준에 맞춰 난이도가 자동 조정되며 의료진 전용 플랫폼인 MD웹을 통해 보호자와 의료진이 훈련 참여도와 수행 결과를 확인한다.
게임 기업 드래곤플라이도 ADHD 치료용 디지털 치료제 ‘가디언즈DTx’를 개발 중이다. 이 제품은 뇌 인지기능 훈련에 게임 요소와 즉각적인 보상 체계를 접목해 치료 지속성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탐색 임상을 마치고 확증 임상을 진행 중이며 향후 의료기기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인증과 품목허가 획득도 추진할 계획이다. 가디언즈DTx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으며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관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실증 및 도입 사업에도 선정됐다. 최근에는 탐색 임상 결과가 SCI급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다만 상용화 이후에도 물어야 할 과제는 있다. 업계에서는 품목허가를 받더라도 건강보험 적용과 처방 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의료 현장에서는 게임을 치료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인식 장벽도 여전하다.
디지털 치료제 업계 관계자는 “게임형 디지털 치료제는 약물 대비 부작용 우려가 적고 환자의 치료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의료진 입장에서는 게임을 처방한다는 개념 자체가 아직 낯설다”며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분야는 상담과 약물치료 중심의 진료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 방식에 대한 적응 과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술 개발뿐 아니라 의료진과 환자의 인식 개선,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향후 시장 확대를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